백규정은 CME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흔들렸던 퍼트 감을 잡으며 3타를 줄이며 경기를 마쳤다. [네이플스=성호준 기자]
백규정(CJ오쇼핑)이 성공적인 미국무대 데뷔를 했다.
‘아기 호랑이’ 백규정은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CME 투어 챔피언십에서 예행연습을 가졌다. 지난 10월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쥔 백규정은 상금랭킹 72위 내에 들어 시즌 최종전인 CME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할 수 있었다.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낯선 미국의 잔디와 환경에 고전했다. 백규정은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를 한 개도 낚지 못하고 3오버파를 기록했다. 2, 3라운드에서도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백규정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로 3타를 줄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종합계 4오버파를 기록한 백규정은 공동 50위에서 공동 36위로 뛰어 올랐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68명의 선배들과 겨룬 백규정은 중간 정도의 순위에 오르며 자신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드러냈다.
특히 마지막 날에 흔들렸던 퍼트 감을 잡았다. 백규정은 1~3라운드에서 34-31-31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많은 퍼트를 해 성적표가 좋을 수 없었다.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뽐냈던 무서운 피니시 능력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퍼트를 28개로 줄인 백규정은 3타를 줄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백규정은 “그린에서 고생했다. 4~5m에서 3퍼트를 한 것도 여러 번이다. 자신감이 없어져서 쉬운 퍼트도 잘 넣지 못했다”며 “이 곳 잔디는 공이 미끄러진다. 마지막 날에는 플로리다 쪽 잔디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좋은 스코어를 냈다. 앞으로 여러 잔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백규정의 롱게임은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46야드 정도였고 무엇보다 정확도가 매우 높았다. 총 56번차례 중 52번이나 페어웨이에 떨어뜨려 93%라는 높은 정확도를 뽐냈다. 그리고 아이언 샷도 날카로웠다. 이날 그린을 5번 밖에 놓치지 않아 72%의 그린적중률을 기록했고, 벙커에 2차례나 빠졌지만 샌드 세이브도 훌륭하게 해냈다. 4라운드 평균 그린적중률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아이언을 그린에 잘 세운 백규정은 성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백규정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라운드를 함께 했던 허미정, 박인비(KB금융그룹) 등과 같은 선배들은 “아주 잘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백규정은 김효주(롯데)와 함께 내년 LPGA 투어를 누빌 가장 무서운 신인으로 벌써부터 꼽히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