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는 지난해 함께 국내 투어를 평정한 캐디 서정우씨와 LPGA 투어에서도 계속해서 호흡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박준석 사진기자]
‘동갑내기 라이벌’ 김효주(롯데)와 백규정(CJ오쇼핑)은 올해 나란히 미국 무대에 진출해 관심을 끌고 있다. 20세라는 어린 나이에 해외 진출을 하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이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으로 기량을 검증 받은 둘이라 외로움과의 싸움이 최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들의 캐디에게 눈길이 간다. 캐디는 우승 조력자이자 친구 및 동반자 역할을 하며 외로움을 달래주고 투어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주는 투어의 원만한 적응을 위해 완충장치를 했고, 백규정은 정면승부를 택했다. 김효주는 지난해 함께 국내 투어를 평정했던 캐디 서정우씨와 LPGA 투어도 같이 가기로 했다. 반면 백규정은 박세리, 우에하라 아야코 등의 캐디를 맡았던 외국인 매트에게 백을 맡기기로 했다.
김효주의 백을 메게 된 서씨는 ‘스타 캐디’다. 골프 선수 출신인 그는 국내에 몇 안 되는 전문 캐디로 지명도가 매우 높다. 2013년 장하나(BC카드)의 국내 투어 정복을 도왔던 서씨는 올해는 김효주를 ‘여왕’으로 만들었다. 서씨는 이미 해외 투어 경험도 있다. 2011년 배상문(캘러웨이)과 함께 일본 투어를 누비며 3승을 합작했다. 서씨의 능력을 높이 산 김효주가 먼저 동행을 제안해 둘은 올해도 ‘찰떡궁합’을 예고하고 있다.
김효주 측은 “아무래도 미국 투어에 대한 적응이 중요한 만큼 선수가 마음 맞는 캐디와 함께 하고 싶어 했다.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한 선수 중 가족이나 코치가 백을 멘 경우는 있었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전문 캐디와 동행하는 건 김효주가 처음이다.
올해 백규정과 함께 LPGA 투어를 누비게 되는 매트는 지난해 우에하라 아야코와 호흡을 맞췄다. [골프파일]
백규정은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인 유소연(하나금융그룹)이 추천한 캐디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지난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이미 백규정과 매트는 궁합을 맞춰본 적이 있다. 백규정은 미국 본토에서 열린 대회에 처음 참가해서 공동 36위라는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아직까지 의사소통은 원활하지 않지만 느낌이 나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함께 하기로 했다. 백규정 측은 “매트가 박세리를 비롯해 아시아 선수들의 백을 많이 메왔기 때문에 눈치가 빠른 편이다. 동양의 문화에 대해서도 익숙한 친구라 투어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규정은 미국 진출을 앞두고 1대1 맞춤형 회화를 통해 영어를 익혀왔다. 투어 생활에 필요한 회화를 우선적으로 배웠기 때문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한다. 또 백규정의 매니지먼트사는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함께 투어를 돌며 선수의 적응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