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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라이벌 열전④ 굴레 벗어 던진 국보소녀와 여전사

서창우 기자2015.01.17 오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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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는 항상 한 걸음 앞서나갔고 백규정은 바로 뒤따라갔다. 그러나 올해는 둘 모두 똑같은 선상에서 출발한다. [박준석 사진기자]

‘동갑내기 라이벌’ 김효주(롯데)와 백규정(CJ오쇼핑)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다. 국내 투어를 평정한 이들은 세계 정복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하늘은 두 개의 태양을 허락하지 않는 법. 김효주와 백규정은 생애 한번 뿐인 LPGA 투어 신인왕을 놓고 뜨거운 샷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김효주는 백규정보다 항상 한 발 앞서 나갔다. 김효주는 국내 투어 데뷔 후 최단 기간 우승(2개월11일)을 기록하며 그해 신인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메이저 대회 최소타를 기록하더니 우승까지 차지했다. 또 국내 투어 4관왕(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을 거머쥐었다. 백규정도 스타 탄생을 알렸다. 지난해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국내 투어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먼저 앞서 나간 김효주의 몫이었다. 백규정은 “내가 늦다고 하는 것보다 효주가 빠르다고 하는 것이 맞다. 오히려 효주가 잘하고 있으니까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김효주와 백규정의 성격은 정반대다. ‘돌부처’라고 불리는 김효주는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평온한 상태를 끝까지 유지하려고 한다. 그는 “화를 내니 도움이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빨리 잊으려고 노력하고 또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백규정은 거침없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곁들여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버릇없는 후배로 낙인이 찍히는 등 선후배간 엄격한 위계질서 문화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백규정은 “너무 솔직해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주위 지인들은 나를 계속 겪다보니 이해를 해주셔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필드 위에서 표정관리를 못하는 점은 고쳐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격에서 드러나듯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김효주는 수년간 ‘멘털 노트’를 적으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맨털이 강해 왠만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정교한 아이언 샷은 김효주의 전매특허다. 국내 투어에서 그린 적중률 78.33%로 1위에 올랐다. 반면 백규정은 타고난 힘과 망설임 없는 스윙으로 호쾌한 장타를 자랑한다. 또 흐름을 타면 멈출 줄 모르는 몰아치기 능력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라이벌이지만 서로의 장점이 부럽다고 한다.

둘의 목표는 같다. LPGA 투어 신인왕과 내년 리우 올림픽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것. 김효주는 “LPGA 투어 진출로 다시 프로 첫 해 때 신인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새로운 무대에서 시작하는 신인상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고, 백규정도 “지난해처럼 열심히 하다 보면 신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보상은 뒤따라온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또 김효주와 백규정은 현재 올림픽 랭킹 7위, 11위에 올라 올림픽 랭킹 60위까지 주어지는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범주 안에 있다. 그러나 자신들보다 올림픽랭킹이 더 높은 한국 선수들이 있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랭킹을 끌어올려야한다.

김효주와 백규정은 지난해까지 발목을 잡았던 굴레를 벗었다. 김효주는 지난 달 안경과 렌즈를 벗어던지고 라섹 수술을 통해 시력을 교정했다. 밝아진 시야만큼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계획이다. 백규정도 그동안 본인을 옭아맸던 허리 부상에서 벗어났고, 더 이상 선배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됐다. 굴레를 벗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첫 시즌이라 누가 더 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효주는 내달 26일부터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백규정은 29일부터 열리는 LPGA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모습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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