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게임에 강한 이들은 퍼팅 라이를 보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골프파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대표하는 북유럽의 바이킹족이 있다. ‘노르웨이 바이킹’ 수잔 페테르센과 ‘스웨덴 바이킹’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1m70cm가 넘는 늘씬한 키와 호쾌한 스윙으로 무장한 이들은 올 시즌 바이킹족 후예의 명예를 걸고 묘한 대결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둘은 ‘바이킹의 후예’답게 공격적으로 그린을 공략한다. 페테르센은 장타를 펑펑 날리고 아이언 샷은 곧장 핀을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서슴없이 보여준다. 그는 지난 시즌 LPGA 투어에서 드라이브 샷 평균 거리 261야드로 10위를 기록했고, 그린적중률 77%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노르드크비스트는 페테르센에 비해 드라이버 거리는 10야드 정도 덜 나간다. 그러나 페테르센에 이어 그린적중률 2위를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우승을 하기 전 2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플레이가 견고하다고 생각했는데 우승이 없었다. 그러나 스윙을 공격적으로 하고 나니 성적이 따라왔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아마추어 시절 자국을 대표하는 골퍼였다. 페테르센은 5년 동안 노르웨이 아마추어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브리티시여자 아마추어 오픈 우승을 거머쥐었다. 또 노르웨이 대표로 출전한 세계 아마추어골프팀선수권대회에서 2차례 개인전 2위를 차지했다. 노르드크비스트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스웨덴 주니어 올해의 선수상을 두 차례 수상했고, 스웨덴 아마추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며 ‘제 2의 소렌스탐’이라 불렸다.
하지만 둘은 늘 1인자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하필이면 커리어 하이 시즌에 최강자를 만나 아쉬움이 더했다. 페테르센은 2007년 메이저 LPGA 챔피언십 포함 투어 5승을 거두며 최강자로 우뚝 서는 듯 했다. 그러나 투어 27승을 거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버티고 있었다. 오초아는 당시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비롯 투어 8승을 거뒀다. 노르드크비스트도 신지애라는 ‘거대한 벽’을 만났다. 노르드크비스트는 2009년 메이저 포함 투어 2승을 거뒀지만 그해 등장한 신지애에게 신인왕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페테르센과 노르드크비스트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신인왕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페테르센은 2000년 투어 Q스쿨 11위로 통과해 이듬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노르드크비스트는 2009년 신인왕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은 LPGA 투어 신인왕과는 인연이 없다.
둘은 미국과 유럽의 국가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찰떡궁합 호흡을 과시한 바 있다. 이들은 2009, 2011년 짝을 이룬 포볼게임에서 2승을 합작했다. 특히 둘은 2011년 크리스티 커-미셸 위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며 유럽팀을 8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페테르센은 “노르드크비스트와 호흡을 맞추게 돼 너무 기뻤다. 노르드크비스트가 많은 홀을 환상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치켜 올렸다. 노르드크비스트도 “일정이 빡빡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페테르센과 잘 극복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페테르센과 노르드크피스트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연습, 연습 그리고 더 많은 연습’이라는 글을 SNS에 게재하며 투지를 불태운 페테르센은 “내년 리우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올림픽 출전을 꿈꾸지 못하고 자라왔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골프가 채택된 만큼 올림픽 출전 꿈을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노르드크피스트는 “솔하임컵에 출전해 팀 우승에 기여하고 싶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29일부터 열리는 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나란히 출격한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