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백은 미국에서 강렬한 인상을 줄 것으로 보인다. Q백은 풋볼의 야전 사령관인 쿼터백과 여왕 혹은 여자란 뜻의 Queen이 연상되기도 한다. [박준석 사진기자]
2015년 LPGA 투어 신인인 백규정이 이름을 'Q BAEK'이라고 등록했다. 백규정 측은 “외국에 갔을 때 이름이 너무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분이 영어 이름을 Q라고 쓰면 어떻겠느냐고 추천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백규정의 규(KYU) 영자를 발음대로 Q로 쓰기로 한 것이다. 'Q 규정 백' 등도 복잡해 그냥 간단하고 최대한 쉽게 Q 백이라고 등록을 했다고 한다. 백규정의 에이전트인 구철 IB스포츠 차장은 “그의 팬클럽 이름도 Q 백”이라고 말했다. LPGA 투어 리더보드에 이제 백규정은 사라지고 Q 백이 등장할 것이다.
Q 백은 미국에서 강렬한 인상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특이하다. 이름을 영어 스펠링 하나로 쓴 선수는 찾기 어렵다. 성이 같을 경우 약자로 쓰는 경우는 흔히 있지만 등록 이름 전체가 스펠링 하나인 선수는 없다.
또 Q 백은 쿼터백이 연상된다. QB는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풋볼의 야전 사령관 쿼터백의 약자다. 백규정 측은 “쿼터백을 염두에 두고 만든 이름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다.
낯선 이름과 비슷한 성 때문에 미국팬들이나 미디어에 어필을 못했던 한국 선배들과 달리 백규정은 처음부터 이름 때문에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Q는 시작의 의미로 쓰인다.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IB스포츠는 설명했다.
또 하나 Q로 연상되는 단어는 Queen이다. 여왕 혹은 여제다. 역시 백규정 측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백규정이 뛰어난 활약을 보일 경우 그의 별명은 Queen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백규정은 “항상 여자 타이거 우즈를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여제(Queen)를 원한 것이다.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은 “백규정은 거리나 아이언의 스핀 등 롱게임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멘탈에서도 정상권이며 쇼트게임 적응이 그의 성적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백규정은 세계랭킹 11위다. 미국 LPGA 투어를 뛰지 않고 이만큼 높이 올라온 선수는 드물다. 김효주와 백규정, 안선주 정도다. 백규정은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에서 벌어지는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데뷔전을 펼친다. 그의 라이벌인 김효주는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2월 말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데뷔한다.
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LPGA 투어를 뛰지 않고 세계랭킹 11위까지 오른 선수는 김효주와 백규정 밖에 없다' 부분을 'LPGA 투어를 뛰지 않고 이만큼 높이 올라온 선수는 드물다. 김효주, 백규정, 안선주 정도다'라고 정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