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공격적 플레이 대신 돌아가는 플레이 법을 배운 장하나. 그는 "한국에서 했던 것은 모두 잊고 루키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박준석 사진기자]
“예선을 거친 게 오히려 도움이 됐어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골프장에서 열린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 1라운드.
데뷔전을 치른 장하나(비씨카드)는 첫날 5언더파 공동 4위에 오른 뒤 만족스러워했다. 장하나는 “샷감도 좋았지만 특히 퍼트가 잘 됐다. 예선을 거치면서 힘들었는데 코스를 더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된 면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 퀄리파잉(Q) 스쿨을 통과한 장하나는 이번 대회에 하마터면 출전하지 못할 뻔 했다. 예년과 달리 호주나 바하마가 아닌 미국에서 시즌 개막전이 치러지면서 톱랭커가 모두 나섰고, 시드 순위 10위였던 그에게는 출전 자격이 없었다.
먼데이 퀄리파잉을 거쳐 2장의 출전 카드 중 마지막 출전권을 얻은 장하나는 첫날부터 맹타를 날렸다.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는 노보기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특유의 공격적 플레이 대신 찬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돌아가는 플레이도 돋보였다. 장하나는 평균 28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를 날리지만 이날은 드라이버보다 페어웨이 우드를 더 많이 잡았다.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는 227.5야드로 떨어졌지만 페어웨이를 단 한 차례 놓치는 정확도를 앞세워 기회를 만들었다. 그린적중율도 72.2%로 높았고 퍼트 수도 27개로 양호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좋아졌다. 18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 갤러리 스탠스 밑으로 굴러간데 이어 토핑을 치는 위기를 겪었지만 3m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장하나는 “아침에 날씨가 추웠지만 바람이 많지 않아 경기하기에는 너무 좋았다. 그린도 내가 좋아하는 스피드로 세팅돼 퍼트가 잘 됐다. 예선을 거치면서 퍼트 연습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 3명의 공동 선두 그룹에 2타 차. 아직 첫날을 치러 속단은 어렵지만 장하나가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지난 2000년 스테이트 팜 클래식 우승자 로렐 킨(미국)에 이어 15년 만에 먼데이 퀄리파잉을 통과한 우승자가 된다. 장하나는 “한국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내 신분은 루키다. 남은 3일간 침착함을 유지해 좋은 결과가 있도록 하겠다. 미국 무대에서도 내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