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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논쟁 잠재운 리디아 고의 진화

김두용 기자2015.02.24 오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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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리디아 고가 얼마만큼 '골프 여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디아 고가 과연 얼마동안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킬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홈페이지에 이 같은 설문을 올리며 최연소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의 천재성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사실 이전까지 리디아 고가 세계랭킹 1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일기도 했다. 104주간 성적을 산정하는 세계랭킹 포인트는 출전수가 남들보다 현저히 적은 리디아 고에게 유리하게 적용됐기 때문이다. 최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리디아 고의 포인트는 일반 선수보다 1.5배가량 더 가산됐다.

리디아 고 본인도 실감나지 않은 듯했다. 리디아 고의 엄마는 어린 나이에 딸이 세계 1위에 오르자 “두통이 온다”며 자리가 주는 무게감을 걱정했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이런 우려와 논쟁들을 모두 불식시켰다.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4주째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리디아 고는 “이제야 알았다. 여전히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자리”라고 말했다.

미국의 골프채널은 리디아 고를 'pre'ko'cious'라고 표현했다. 조숙하고 어리지 않다는 뜻을 가진 precocious에 리디아 고를 빗댄 단어다. 이 표현처럼 리디아 고는 18세라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소녀 티를 벗어난 외형뿐 아니라 경기력도 진화하고 있다.

리디아 고는 최근 6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진입하며 절정의 샷감을 보이고 있다. 3위-9위-1위-2위-7위-1위가 최근 대회 성적표다. 올 시즌에는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하며 세계 톱랭커다운 저력을 뽐내고 있다. 리디아 고는 모든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이브 샷 거리는 지난해 249야드였는데 10야드 정도 늘어났고, 그린적중률도 74.1%에서 83%로 높아졌다. 호주 여자 오픈에서는 그린이 어려워 퍼트 수가 늘어났지만 이전 2개 대회 평균 퍼트 수는 27.25개에 불과했다. ‘퍼트 귀신’ 박인비도 “리디아 고의 퍼트가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인정했다.

올해 3개 대회만으로 산정한 이 수치를 일반화하긴 어렵다.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리디아 고는 필요할 때는 반드시 퍼트를 구겨 넣으며 세계랭킹 1위다운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겉모습은 평온하지만 무서운 집중력을 뽐내며 그린을 공략하는 탁월한 승부사 같다.

리디아 고는 홈에서 열리는 뉴질랜드 여자오픈 일정 때문에 시즌 네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클래식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그래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45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컷 탈락하지 않는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LPGA 투어 6승을 포함해 프로 대회에서만 통산 9승을 챙기는 등 우승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듯한 관록도 느껴진다.

‘행운도 실력이다’는 말이 있듯이 행운도 리디아 고의 편인 것 같다. 지난해 101개 라운드에서 4개 이글에 그쳤던 리디아 고는 호주 여자 오픈에서만 3개의 이글을 낚았다. 이글 퍼트 1개와 샷 이글 2개였다. 9언더파를 쳤는데 이글로만 6타를 줄인 셈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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