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자리보다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더 큰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랭킹 1위와 브리티시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 브리티시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골프파일]
‘골프여제’ 박인비가 본 리디아 고는 어떨까.
박인비는 9일 스포츠아시아와 인터뷰에서 “리디아 고와 많은 경기를 함께 해보지 않았지만 리디아 고가 어떤 실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리디아 고가 몇 개의 실수를 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리디아도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박인비는 지난 8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에서 한 조에 편성된 리디아 고와 스테이시 루이스와 경쟁을 펼쳤다. 당시 2타 차로 박인비를 바짝 추격했던 리디아 고는 12, 13번 홀에서 벙커에 덫에 걸린 뒤 1.5m 내외의 파 퍼트까지 놓치며 보기를 적어 박인비와의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에 박인비는 “모든 사람들은 인간이고 세계랭킹 1위를 놓고 경기를 펼치면서 더 많은 자극을 느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우리에게는 수많은 대회가 남아있다. 앞으로 리디아 고와 만날 일이 더 많은 것”이라고 했다.
박인비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72홀 노보기 퍼펙트 게임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 세계랭킹 1, 3위와 경쟁의 압박도 이겨내면서 ‘골프여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박인비는 “리디아 고와 루이스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면서 자신감이 더 생겼다. 또 이 상황에서 승리를 거둬 조금 더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디아 고도 만족스러운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박인비와 루이스와 함께 경기를 펼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들과 동반 라운드를 펼칠 때 항상 내 플레이가 괜찮았다. 언제 또 함께 한 조로 편성될지 모르겠지만 이 순간은 팬들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고 했다.
이들과의 맞대결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박인비는 “우리는 1, 2라운드에서는 자주 만났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앞으로 이들과 최종 라운드에서 만나지 않기를 고대한다. 정말 어렵고, 가장 고된 라운드 중 하나였다. 심지어 물도 마실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 자리 탈환의 불씨를 지폈다. 9일 발표된 롤렉스 세계랭킹에서 10.10점을 얻어 리디아 고에 0.95점차로 따라 붙었다. 그러나 박인비는 세계랭킹 1위보다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더 큰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랭킹 1위 자리가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보다 먼저 온다면 상관없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와 브리티시 중 선택하라고 한다면 당연 브리티시를 선택한다. 여기서 우승을 차지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