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 주타누간(왼쪽)과 아리야 주타누간.[골프파일]
‘자매는 용감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 3라운드에서 태국의 자매 골퍼 모리야 주타누간-아리야 주타누간이 뜨거운 샷을 내뿜었다.
언니 모리야는 이날 버디 4개, 보기 2개로 엮어 2언더파, 중간합계 10언더파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동생 아리야는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중간합계 11언더파다. 선두 김효주에 5타 차 공동 8위다.
올 시즌 모리야-아리야 자매는 박희영-박주영 자매와 함께 LPGA 투어 자매 골퍼로 활약하고 있다. 아리야는 항상 “언니와 함께 투어 무대를 누비고 싶다”는 바람을 수차례 드러냈고, 지난해 LPGA Q스쿨에 합격하며 그 꿈을 이뤘다. 2013년 LPGA 투어 신인왕 출신인 모리야는 동생 아리야의 적응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둘은 외모의 차이는 있지만 같은 옷을 자주 입고 나오는 등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옛말에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이들 자매의 행보는 반대였다. 둘은 나란히 4경기에 출전했고, 모리야는 35위-24위-컷 탈락-34위 성적을 거둔 반면 아리야는 11위-2위-3위-13위의 호성적을 거뒀다.
아리야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275야드를 날려 이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무시무시한 장타를 앞세워 미국 무대를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견고한 쇼트 게임도 한 몫 하고 있다. 아리야의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1.76개, 평균 퍼트 수 29.31개로 각 10위와 15위다. 또 무서운 집중력을 앞세워 몰아치기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날 아리야는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276야드를 기록하며 여전한 파워를 과시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페어웨이 적중률 57.1%를 기록했다. 그러나 퍼트는 안정감을 이어갔다. 그린을 5번 놓치긴 했지만 퍼트 수 28개를 적었다.
언니 모리야도 이 대회만큼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부터 한껏 물오른 샷감을 자랑했다.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를 쳤다. 2라운드에서도 이글을 포함해 3타를 줄였다. 이날도 페어웨이 1번, 그린 3번 밖에 놓치지 않는 정교한 샷을 뽐내며 2타를 줄였다.
올해 모리야는 퍼트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올 시즌 평균 퍼트 수 31.21개로 107위,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85개로 76위다. 5언더파를 몰아친 1라운드에서 퍼트 수 27개를 기록했고 3라운드까지 평균 퍼트 수 30개를 기록했다.
그동안 안니카 소렌스탐-샬롯타 소렌스탐(스웨덴), 송아리-송아리 등 2쌍의 자매가 LPGA 투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샬롯타는 13년 동안 투어 생활을 하면서 우승 1번, 톱 10 진입 23번으로 투어 통산 72승을 거둔 언니 안니카의 아성에는 한참 모자랐다. 송아리-송나리 자매는 투어 우승 없이 무대를 떠났다.
모리야-아리야 자매가 이 대회를 시작으로 LPGA 투어 자매골퍼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JTBC골프는 이 대회 최종 라운드를 23일 오전 7시 45분부터 생중계한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