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 인근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애비애라 골프장. 그린은 만만치 않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리디아 고와 박인비가 샌디에이고에 왔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시즌 최종전인 CME 타이틀홀더스 1라운드부터 24라운드(유럽여자투어 포함 27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기록중이다. 안니카 소렌스탐이 29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이 있다.
박인비는 92홀 노보기를 기록 중이다. 중국에서 열린 미션힐스 월드레이디스에서 보기를 했지만 유럽투어기 때문에 LPGA 투어에서 기록은 살아 있다.
27일(한국시간) 열리는 기아 클래식은 샌디에이고 인근 칼스배드의 애비애라 골프장에서 열린다. 가장 큰 적은 잔디다. 그린이 그들의 기록을 막을 수 있다. 이 골프장 그린의 잔디는 포아 애뉴아다. 색깔이 일정하지 않다. 그린이 군데군데 얼룩이 져 보여 병이 든 풀처럼 보이기도 한다.
외양은 별 상관없다. 문제는 자라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잔디를 깎은 직후인 오전엔 괜찮은데 오후가 되면 울퉁불퉁해진다. 지금이 잔디가 빨리 자랄 때라서 더 그렇다. 먼거리 퍼트는 큰 상관이 없는데 짧은 거리 퍼트는 울퉁불퉁한 잔디에 흔들릴 수 있다. 퍼트가 똑바로 안 가다는 생각에 불안해지면 퍼트하는 몸도 흔들릴 수 있다.
모두 다 이 잔디에서 힘겨워하겠지만 퍼트 잘 하는 선수가 좀 더 불리하다. 또 볼을 때리는 선수가 아니라 부드럽게 굴리는 예민한 선수가 상당히 거북해 한다.
리디아 고와 박인비는 퍼트를 잘 하는 선수다. 김효주는 “리디아, 박인비, 루이스가 퍼트를 잘 하는 빅3”라고 말했다. 오후에 경기하는 선수가 불리한데 리디아는 1라운드에, 박인비는 2라운드에 오후조다.
리디아 고는 LPGA 투어에 47번 출전했는데 기아 클래식 성적이 가장 나빴다. 쳤다 하면 톱 10인 리디아 고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61등을 했다. 쳤다 하면 언더파인 이 10대 천재가 지난해 기아 클래식 1라운드에서는 74타, 최종라운드에는 78타를 쳤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서 성적이 좋다. 지난해 공동 6위를 했고 2013년엔 17위, 2012년엔 18위를 했다. 그러나 잔디가 말끔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박인비는 “당연히 이 잔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모두 조건이 똑같으니까 감안하고 친다”고 위안하는 정도다.
포아 애뉴아는 태평양 연안 캘리포니아 골프장의 그린에 많이 있다. 이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세계 최고 경관 골프장이라고 칭송받는 페블비치도 이 잔디다.
타이거 우즈도 포아 애뉴아가 깔린 페블비치를 싫어한다. 메이저 대회를 제외하고는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대회에 거의 안 나갔다. 출신 대학인 스탠퍼드대학이 근처에 있어 비난을 받았는데 그는 “잔디가 울퉁불퉁해 퍼팅감까지 잃어 버린다”고 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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