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
브리트니 린시컴(미국·30)이 연장전 4전 5기에 성공했다. 린시컴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란초마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어 코스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 최종라운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를 기록했다. 린시컴은 스테이시 루이스와 연장을 벌여 세 번째 홀에서 승리했다. 린시컴은 2009년에 이어 여자 골프 최대 이벤트인 포피의 연못에 두 번째로 점프했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최종라운드 3타를 잃어 합계 7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김세영은 버디 5개를 잡았지만 보기가 4개, 더블보기가 2개 나왔다. 특히 후반 들어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하면서 미끄러졌다. 2위는 8언더파의 모건 프레셀이다.
정규 경기에서 우승 대결은 단연 김세영과 루이스로 보였다. 다른 선수들 보다 훨씬 좋은 스코어에서 치열하게 싸웠다. 김세영의 첫 실수는 4번홀에서 나왔다. 티샷을 당겨 쳐 왼쪽 숲에 들어가 4온에 2퍼트 더블보기가 나왔다.
10번 홀에서 김세영이 도망갈 기회를 잡았다. 약 7m 버디를 성공했다. 루이스에게는 상당히 아픈 퍼트였는데 루이스도 지지 않았다. 6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면서 간격을 유지했다.
후반이 되면서 바람이 눈에 띄게 거세졌다. 김세영이 11, 12번 홀 보기를 했다. 두 홀 모두 버디를 잡아야 할 쉬운 홀이었다. 반면 루이스는 10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았다.
파 3인 14번홀에서 또 다시 김세영의 대형사고가 터졌다. 4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
두 선수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브리트니 린시컴이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잡아 9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7언더파로 내려온 김세영은 파 5인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노리고 혼신의 티샷을 했지만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면서 7언더파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린시컴은 연장전에 약한 선수다. 4전전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두 번은 한국 선수에게 졌다. 지난해 LPGA 챔피언십에서 박인비에게 졌다. 그 때 린시컴은 “골프는 아주 잔인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후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백규정에게 또 졌다.
린시컴의 연장 패배 중 하나는 상처가 크지 않다. 2012년 호주 여자 오픈에서 유소연, 서희경 등 5명이 나가 제시카 코르다에게 졌다. 우승확률이 5분의1에 불과하고 여러 명이 공동 피해자이기 때문에 별 충격이 없었을 것이다. 그 때 5명 중 한 명이 루이스였다. 린시컴은 루이스와 함께 한 그 대회에서 아픈 기억이 없다. 루이스와 벌인 연장에서 부담을 갖지 않았다.
연장 두 홀 모두 두 선수 파를 잡았다. 루이스는 정규홀과 연장 두 번까지 모두 세차례 넣을 수 있는 버디 기회를 잡았다. 넣었다면 그냥 경기 끝이었다. 그러나 세 번 모두 넣지 못했다. 세 번째 연장에서 루이스가 세 번째 샷을 하려 갔을 때 공이 디봇 위에 있었다. 결국 100야드 정도에 불과한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칩샷도 4m 정도 짧았다. 파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췄다. 린시컴이 파 퍼트에 성공해 경기를 끝냈다.
루이스는 올 시즌 2위가 3번이었다. 루이스는 올 시즌 HSBC와 혼다 타일랜드, JTBC 파운더스컵에서 한국 선수와 우승 경쟁을 했으나 각각 박인비, 양희영, 김효주에 밀려 우승을 놓쳤다. 김효주와 경기할 때 디봇에 공이 3번 들어갔다.
루이스는 “세번 째 연장에서 공이 디봇위에 있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계속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루이스가 울지는 않았지만 눈시울은 붉었다.
이미향이 5언더파 공동 8위, 박인비와 김효주, 이미림, 신지은이 4언더파 공동 11위다. 유소연은 3언더파 공동 21위, 지은희, 최나연, 이일희, 양희영이 1언더파 공동 29위, 백규정이 이븐파 공동 35위, 장하나와 전인지가 1오버파 41위다. 리디아 고는 이날 1오버파를 기록, 최종 3오버파 51위로 경기를 마쳤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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