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크리머. [골프 파일]
폴라 크리머가 17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에서 열린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프리젠티드 바이 JTBC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3개를 엮어 5언더파를 쳤다. 중간합계 9언더파로 유소연과 함께 공동 3위다. 선두 페리네 델라쿠르와는 2타 차다.
크리머는 지난 2012년 신지애와 ‘1박 2일’의 혈투를 펼쳤다. 크리머는 땅거미가 내려앉은 어둑한 필드 위에서도 승부를 보려했다. 8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우승컵의 주인공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다음 날 오전으로 승부가 이어졌고 크리머는 1.2m 파 퍼트를 놓치며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크리머는 투어 역사상 손에 꼽히는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그는 약 2년간 무관에 그치는 지독한 시련을 겪었다. 크리머는 이후 이 대회에서 12위-컷 탈락의 성적을 거뒀다.
크리머는 올해 정교한 퍼트를 앞세워 한풀이에 나섰다. 3라운드에서 퍼트 수 23개, 대회 평균 퍼트 수 26개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장거리 퍼트 쇼가 돋보였다. 15~17번 홀 3연속으로 10m 남짓 거리의 퍼트를 모두 집어넣으며 버디-파-버디를 잡으며 갤러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크리머는 경기가 끝난 직후 혼자서 스윙을 다듬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두 팔 사이에 공을 끼워놓고 골프 클럽을 휘두르는 연습을 하면서 스윙을 점검했다. 이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는 강인한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크리머는 "올 시즌 퍼트가 좋아졌다. 이 대회에서도 짧은 퍼트와 긴 퍼트가 잘 들어갔다. 아이언 샷 등 연습으로 보완해야 할 게 있다. 그러나 (우승 경쟁에)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크리머는 우승을 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위 델라쿠르와 2위 앨리슨 리 모두 우승 경험이 없어서다. 최종 라운드가 주는 부담감을 이겨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리머가 이 대회에서 겪었던 악몽을 3년 만에 떨쳐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TBC 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18일 오전 5시 45분에 생중계한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