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는 LPGA 투어에서 스윙 밸런스가 흔들리는 등 고전했으나 국내에 돌아와 스윙 점검을 받은 뒤 금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박준석]
장하나가 올 시즌 첫 국내 투어 무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재능과 실력을 두루 갖춘 장하나가 국내에선 통하는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아직 우승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투어와 환경 적응의 문제다. 장하나는 루키 중 가장 빠르게 투어에 적응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투어 환경이 아닌 문화 적응 측면에서 그렇다.
어려서부터 미국 대회에 자주 나가서 낯설지 않다. 영어가 아주 능통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하고 외국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유형이다. 그래서 친해진 외국 선수가 제법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주 변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은 아직까지 과제로 남아 있다. 매 대회 처음 접하는 골프 코스와 잔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하나는 “코스마다 잔디가 달라 러프에서의 샷이 조금씩 다르다. 매주 다른 나라에서 경기하는 느낌”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국내 골프장은 주로 한국 잔디이기에 평소 연습한 샷을 구사하면 된다. 그러나 LPGA 투어는 코스마다 잔디가 조금씩 달라 특성에 맞게 샷을 달리해야 한다. 장하나는 “국내 대회는 매번 같은 코스에서 하는 경우가 많고 연습을 해봤던 코스들이라 익숙하다. 하지만 LPGA 투어는 대부분 처음 접하는 코스라 적응이 쉽지 않다”고 했다.
장하나는 시즌 중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모두 교체했다. 용품사의 권유도 있었다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클럽 교체로 변화를 모색한 측면이 있다. 장하나는 한 달 전에 드라이버를 바꿨다. 선수들은 클럽에 민감하고 시즌 중에 변화를 주는 건 쉽지 않다. 장하나는 변화를 택했다. 스윙 밸런스가 흔들리자 돌파구로 클럽을 교체했다.
동계 훈련 후 장하나는 4개월 동안 코치 없이 혼자서 스윙을 가다듬어야 했다. 한국에서는 스윙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 곧바로 점검을 해줄 스윙 코치가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LPGA 투어 시즌 초반에는 우승 경쟁을 했다가 최근에 고전했던 이유도 곁에서 바로 잡아주는 조언자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로 돌아온 장하나는 스윙을 점검 받았다. 일관성을 위해 기계적인 스윙을 하다 보니 스윙이 늘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기계적인 스윙에 원래 본인의 감각적인 스윙을 섞었다. 스윙코치의 아들이 캐디백을 메는 등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장하나는 “늘어지는 스윙을 보완하고 임팩트 있는 스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감각적인 스윙을 다시 하다 보니 장타도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장하나는 또다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인상을 노리는 장하나는 "메이저 대회 등 후반에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아 있다"며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결국 바꾼 스윙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LPGA 투어 적응과 우승 도전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