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으로 이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고진영. 시속 40km에 달하는 강풍 속에서 타수를 잃지 않으며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악천후 속에 유소연과 고진영은 전진했고, 김효주는 후진했다.
3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펼쳐진 브리티시여자오픈 2라운드. 오전 조로 출발한 유소연은 이븐파를 기록, 중간 합계 5언더파 공동 2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오후 조로 출발한 고진영은 1타를 줄여 중간 합계 5언더파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오전 비바람이 코스를 덮치자 대회 관계자들은 "진짜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링크스 코스에서 열리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자연과의 싸움이다. 비바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박인비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실력만 가지고 우승할 수 있는 대회가 아니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티 타임 운도 따라야 한다"고 했다.
2라운드에서는 오전 조가 훨씬 유리했다. 최대 시속 32km의 강풍이 불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상위권 선수들은 대부분 타수를 지켰고 컷 통과 기준은 이븐파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낮 12시 정도를 즈음해 바람이 거세졌다. 세찬 비까지 내리면서 오후 조 선수들은 추위와 비바람 속에 사투를 벌였다. 컷 통과 기준은 5오버파까지 치솟았다.
오후 3시가 넘어 출발한 고진영은 그 바람 속에서 무섭게 집중했다. 파로 잘 지켜내다가 6번홀에서 첫 보기가 나왔지만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어렵게 플레이 된 후반 홀에서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다. 고진영은 "워낙 바람이 강해 한샷, 한샷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했다.
그러나 1라운드 단독 선두(7언더파) 김효주는 무려 6타를 잃고 공동 10위까지 밀려났다. 10번홀까지 8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지만 11번홀(파3) 보기 이후 리듬이 깨지면서 버디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더 쏟아냈다. 김효주는 "어제 뒷바람이 불던 코스에서 오늘은 맞바람이 불었다. 어제 16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피칭 웨지를 잡았는데 오늘은 5번 우드를 잡고도 올리지 못했다. 비바람을 너무 맞아 정신없었다"고 말했다.
5언더파 공동 4위였던 백규정은 무려 10타를 잃고 컷 통과 기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버디는 1개 뿐이었고 더블보기 2개와 보기 7개를 쏟아냈다.
오전 조로 경기한 박인비는 1타를 잃었지만 전날보다 5계단 상승한 9위(2언더파)가 됐다. 박인비는 공동 17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오후 조 선수들이 무너지면서 순위가 점점 더 올라갔다.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희망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비바람에 흔들린 샷을 퍼팅으로 만회했다. 버디 4개와 보기 5개로 1타를 잃었지만 5언더파 공동 2위다.
4대 투어 메이저 석권에 도전하고 있는 전인지는 그린 위에서 고전했다. 6번홀부터 12번홀까지 7개 홀에서 6타를 잃었다. 4타를 잃은 그는 컷 통과는 했지만 선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타수 차가 11타로 벌어졌다.
JTBC골프에서 대회 3라운드를 1일 오후 9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턴베리=이지연기자, 송규호 인턴 기자(고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