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는 강풍이 몰아친 브리티시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선전하며 중간합계 5언더파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한 비바람 속에서도 잘 버틴 리디아 고가 메이저 첫 승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에서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 2라운드. 메이저 최연소 우승을 겨냥하고 있는 리디아 고의 행보가 단연 눈길을 모았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버디 4개를 뽑았지만 보기 5개를 범해 1타를 잃었다. 중간합계 5언더파가 된 리디아 고는 7언더파의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 2타 뒤진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리디아 고는 1타를 잃었지만 초속 20m에 달하는 강풍과 비속에서 선전했다. 강풍으로 체감 온도가 떨어져 선수들은 겨울옷을 입고 경기를 해야 했다. 리디아 고도 두꺼운 옷 3겹을 껴입은 데다 레인 재킷까지 입고 샷을 했다. 그는 “내가 3명 같았다. 레인 재킷까지 입었으니 4명의 플레이어가 내 안에서 경기하는 것 같았다”고 농을 던졌다.
리디아 고는 1라운드에서 묵직한 말렛형 퍼터로 절정의 퍼트감을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 퍼트 수가 21개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강풍이 몰아치는 등 전혀 다른 코스로 변한 2라운드에서는 퍼트를 9개나 더 했다. 퍼트가 9개 늘었고, 페어웨이 안착률이 36%에 그쳤음에도 1타 밖에 잃지 않았다. 선방한 셈이다.
자신의 키만한 벙커에 공을 절대로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리디아 고는 11번 홀에서 티샷이 벙커로 들어 갔다. 벙커에서 공을 잘 빼냈지만 5m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했다. 이 홀을 시작으로 3연속 보기를 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리디아 고는 14번 홀(파5)에서 3m 버디 후 15번 홀(파3)에서는 10m 이상 거리에서 그림 같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잃었던 타수를 만회했다.
리디아 고는 “바람이 정말 강했고, 방향도 1라운드 때와 전혀 반대라 전혀 다른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것 같았다. 수잔이 이 바람 속에서 어떻게 3타를 줄였는지 정말 인상적”이라며 “이 같은 조건에서 이븐파나 1오버파도 괜찮은 스코어”라고 소감을 밝혔다.
리디아 고는 LPGA 투어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18세10개월9일의 모건 프레셀(미국) 기록을 경신하며 최연소 메이저 타이틀의 주인공이 된다. 1라운드에서 본인의 메이저 최소타인 66타를 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링크스 코스의 악조건도 잘 견디며 선두권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리디아 고의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13년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 하지만 올해는 메이저 우승에 근접하지도 못하고 있다. 시즌 첫 메이저 ANA 인스피레이션에서는 공동 51위를 했고, 두 번째 메이저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했다. 그러나 US여자오픈에서는 공동 12위로 선전했다.
리디아 고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3번 출전했지만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악천후를 비롯해 자연과의 싸움을 이겨내야만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대회다. 리디아 고가 2012년 공동 17위의 본인 최고 성적을 뛰어 넘어 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세계 골프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