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 허스트는 불운과 손목 부상으로 지난 해 LPGA 투어 상금 162위까지 내려갔고 2부 투어로 밀렸다. [골프파일]
베레모가 트레이드마크인 LPGA 투어 스타 비키 허스트(미국)가 7년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부 투어에서다.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비키 허스트는 16일(한국시간) 메사추세츠주 브록튼에 있는 토니 리 골프장에서 열린 LPGA 2부 투어(시메트라투어) W.B. 메이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008년 2부 투어에서 우승한 이후 7년만의 우승이며, 그의 2부투어 5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허스트는 최종라운드 3언더파 68타, 최종 합계 13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브리타니 벤베누토(미국)와 알레잔드라 라네자(멕시코)를 3타 차로 따돌렸다.
허스트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만6500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3만7409달러로 상금 순위 14위로 올라갔다. 허스트가 2부 투어 상금 10위 이내에 들면 내년 LPGA 투어 참가 자격을 다시 얻게 된다. 그는 "6~7년 동안 우승이 없었는데 기분이 참 좋다.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허스트는 1990년 생이다. 이제 25세다. 그러나 LPGA 1부 투어 6시즌을 뛴 베테랑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장타와 뛰어난 쇼트게임으로 유명했다. 고교시절엔 남자 선수들과 겨루면서 컸다. 17세에 2부 투어에서 4승을 하고 상금 1위, 올해의 루키와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2009년 LPGA 투어로 올라와서는 최고를 다툴 선수로 꼽혔지만 불운과 손목 부상이 겹치며 한 번도 우승을 못했다. 지난 해 LPGA 투어 상금 162위까지 내려갔고 2부 투어로 밀렸다.
허스트는 "1년 전, 골프와 부상에 대해 절망스러웠다. 매래에 대해 자신감이 전혀 없었다. 다친 손목이 언제 나을지 몰라 불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기를 위해 코치와 열심히 노력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시메트라 투어에 돌아왔다. 그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허스트는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어머니가 골프를 아주 좋아한다. 임신 중 라운드를 돌다 16번 홀에서 양수가 터져 허스트를 출산했다. 그래서 허스트는 골프와 인연이 깊다. 어머니는 딸이 투어에 데뷔한 후 몇 년 동안 캐디를 했다.
한국 공군부대에서 근무했던 아버지는 2006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허스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매우 괴로웠는데 가족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송규호 인턴 기자(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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