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던 허미정은 "시즌 중반부터 경기력이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미정이 2연패에 나선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트레일(파72)에서 벌어지는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다.
허미정은 대회를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승했던 코스라서 그런지 편하고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샷감도 좋다.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허미정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5년간의 우승 가뭄에서 벗어났다. 덕분에 메인 스폰서도 생겼다. 그는 “마음이 편해졌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해 더욱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올해 성적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21개 대회에 출전해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다.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공동 11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컷 탈락도 6번 나왔다.
샷이 잘 안됐다. 페어웨이 적중률 56.39%로 지난해보다 약 10% 가량 떨어졌고, 그린 적중률도 61.36%에 그치고 있다. 투어 전체 150위와 139위로 하위권이다. 하지만 허미정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수치와 달리 샷감에 큰 문제는 없다.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아진 느낌이다”며 “그동안 스윙교정으로 오랜 시간동안 고생했는데 이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평했다.
오히려 자신의 강점인 퍼트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미정은 “초반에는 샷이 잘 됐다. 그런데 퍼트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맥이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마음이 흔들리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가 올해 가장 아쉬운 대회로 꼽은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공동 16위)에서도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 허미정은 올해 평균 퍼트 수 28.87개,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80개로 각 3위와 36위다.
그래도 허미정은 퍼트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쇼트 퍼트에 강하다고 했다. 허미정은 “두 발 안에 있는 퍼트는 거의 놓치지 않는다. 이 거리에서 퍼트를 놓치면 정말 타격이 크다. 그래서 선수들이 압박감을 많이 받는데 나는 자신감 있게 한다”고 말했다. 연습 비법도 공개했다. 그는 “긴 자를 가지고 홀컵 주변 1m를 둘러보면서 슬라이스, 훅 라이와 오르막, 내리막 등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거의 20번 이상 연습하면서 대회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허미정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막을 내린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감하면서다. 그는 “샷감이 많이 좋아졌다. 시즌 중반이 지나면서 경기력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시즌 중반부터 함께한 캐디와 궁합도 좋다. 허미정의 캐디는 LPGA 투어에서 1승을 기록한 니콜 카스트레일의 남편 크레이드 카스트레일이다. 니콜은 2007년 긴 트리뷰트 연장에서 로레나 오초아를 꺾은 바 있다. 현재는 선수 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허미정은 “크레이드는 지난해 크리스티 커의 캐디를 했다”며 “연습을 할 때 보조를 잘 해준다. 또 경기 중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했다.
그럼에도 허미정에게 최고의 캐디는 아버지 허관무씨다. 허씨는 지난해 요코하마 클래식에서 허미정의 간곡한 부탁에 캐디백을 멨고 우승을 합작했다. 허미정은 “아버지가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신다. 투어에 훌륭한 캐디가 많지만 나에게는 아버지가 최고다. 그러나 아버지가 나이가 있으시다 보니 힘들어 하셔서 가방을 메달라고 부탁을 드리기 힘들다”고 했다.
허미정은 세계랭킹 62위다. 올림픽 출전이 목표인데 버겁다. 박인비, 유소연, 김효주 등 쟁쟁한 한국 자매들이 랭킹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우승을 한 것처럼 또 다시 기적이 나올수도 있다. 우승을 몇 번 하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우승은 이번 주가 될지도 모른다. 허미정은 “이번 대회와 하나 외환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선수는 성적이 좋지 못 하면 팬들에게 잊혀진다”고 말했다.
JTBC골프에서는 대회 1라운드를 27일 밤 12시30분, 2라운드를 28일 밤 12시15분, 3~4라운드를 30일, 31일 오전 5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서창우 기자 real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