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10일 시작되는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은 박인비의 슈퍼 그랜드슬램 도전의 장이다. 전인지의 한 해 4개 투어 메이저 우승 도전의 장이며 김효주의 대회 2연속 우승 도전이기도 하다. 이 세 선수는 다음에 할 수 도 있다.
리디아 고도 기회다.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박인비나 전인지와 달리 마지막 기회다.
리디아 고는 16세이던 2013년 에비앙에서 우승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수잔 페테르센에게 패했다. 이후 리디아 고는 여자 골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하고 통산 LPGA 8승을 했지만 아직 메이저 우승은 못했다.
메이저 최연소 우승 기록은 모건 프리셀의 18세 10개월이다. 2007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세웠다. 리디아 고는 1997년 4월 생으로 현재 18세 5개월이다. 다음 메이저 대회는 내년 4월이다. 그때가 되면 리디아 고는 19세가 된다. 이번 에비앙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은 물 건너간다.
리디아 고는 메이저 우승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는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은 신경 쓰지 않으며 선수 생활 내내 메이저 1승만 있어도 좋겠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에게 최연소 메이저 우승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그러나 메이저 우승은 필요하다. 아니 급하다.
리디아 고는 일반 대회 8승을 했는데 그 중 메이저 우승은 없다. 박인비는 16승 중 7번이 메이저였다. 비교가 된다. 리디아 고는 ‘메이저 우승을 하지 못한 선수 중 최고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메이저대회에 신경을 쓰고 일찌감치 준비하기 시작했지만 잘 안됐다. 가장 최근 열린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도 전주 유럽여자 투어에 현지 적응차 대회에 나갔다.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선 우승 경쟁을 하다 박인비에 뒤져 3위에 그쳤다.
“박인비는 메이저 대회에서 집중력이 더 강해진다고 했는데 당신은 어떤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아픈 질문이었다. 리디아 고는 “모든 선수의 목표는 메이저에서 잘 하는 것이다. 메이저 코스는 어렵다. 한 샷을 잘 못 하면 2~3타를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 내가 더 집중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도 100% 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리디아 고는 박인비, 스테이시 루이스와 1, 2라운드 함께 경기한다. 루이스는 캐나디언 오픈에서 연장에서 이기는 등 상대 전적이 좋기 때문에 별로 부담스럽지 않겠지만 박인비는 껄끄러울 수도 있다.
리디아 고는 “1, 2, 3위가 함께 경기하면 꽤 많은 버디가 나올 것이고 좋은 샷도 많을 것이다. 티타임을 보고 아주 좋았다. 오랫동안 우리 셋이 함께 경기하지 못했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 같다. 싱가폴에서 함께 경기 했는데 그 후 많은 것이 변했다.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에비앙=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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