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최장타자인 렉시 톰슨, 미셸 위를 압도하며 첫날 코스 레코드를 세운 박성현. 그는 "엎치락뒤치락 거리 경쟁을 하며 즐겁게 쳤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의 장타 대결에서 한국산 거포가 이겼다.
15일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1라운드.
국내 투어 최장타자 박성현은 보기 없이 버디 10개를 잡아 코스 레코드인 10언더파를 적어냈다. 수잔 페테르센(2012년)이 세웠던 코스 레코드를 1타 줄인 신기록이다.
LPGA 투어 최장타자인 렉시 톰슨, 미셸 위(이상 미국)와 경기한 박성현은 톰슨보다 10야드 정도를 더 날렸다.
장타를 날리고 두 번째 샷을 숏 아이언으로 볼을 홀 근처에 붙인 뒤 버디를 잡는 누구보다 쉬운 경기를 했다. 10언더파는 박성현의 생애 최저타 기록이다. 박성현은 "장타 대결에 워낙 관심이 많아 부담이 됐다. 처음엔 긴장하면서 쳤는데 홀마다 엎치락 뒤치락 거리 경쟁을 하면서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렉시 톰슨은 4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지만 박성현의 플레이에 빛이 가렸다. 톰슨은 "나도 정말 열심히 쳤는데 더 멀리 날리더라. 박성현은 정말 멀리, 똑바로 친다. 당장 LPGA 투어에 와도 손색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미셸 위는 두 장타자에 뒤질새라 있는 힘껏 드라이버를 패댔지만 티샷이 사방팔방 날아가 러프에 박히는 바람에 힘든 하루를 보냈다. 1언더파 공동 31위다. 미셸 위는 경기 뒤 "대박"이라며 박성현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2위 그룹은 제리나 필러, 찰리 헐과는 4타 차.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안시현(2003년), 이지영(2005년), 홍진주(2006년), 백규정(2014년)에 이어 네 번째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
상금왕, 올해의 선수, 베어트로피 등을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세계랭킹 1위 박인비와 2위 리디아 고는 나란히 3언더파 공동 16위에 올랐다.
JTBC골프에서 2라운드를 16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영종도=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