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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보 슬램' 전인지 "LPGA 준비할 시간이 없네요"

김두용 기자2015.10.17 오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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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는 17일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으며 7언더파 공동 12위로 올라 섰다.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1번 홀 티박스에서 전인지는 ‘덤보 슬램’이라는 현수막을 보고 ‘파이팅’이라는 우렁찬 삼촌팬들의 환호성과 함께 티오프를 한다. 덤보 슬램은 전인지의 별명인 ‘덤보’에 세계 3대 여자골프 투어인 미국, 일본, 한국의 내셔널 타이틀을 모두 석권했다는 의미를 더해 팬들이 붙인 말이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4연속 우승을 하며 ‘타이거 슬램’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것처럼 한-미-일 내셔널 타이틀 석권이라는 진기록을 칭송하기 위해 붙인 것이다.

전인지는 “올 시즌 한-미-일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또 한-미-일 내셔널 타이틀 석권이라는 커리어도 생겼다. 골프를 치면서 이처럼 좋은 기록을 내는 해가 과연 다시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만 해도 정말 가슴 벅차다”라며 “‘덤보 슬램’이라고 해주시는 것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팬클럽뿐 아니라 고려대 후배들까지 응원전에 가세한 17일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전인지는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버디 4개를 낚은 전인지는 7언더파 공동 1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전인지는 3라운드까지 그린 적중률 89%라는 고감도 샷감을 뽐내고 있다. 퍼트만 조금 더 따라줬다면 선두 경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전인지는 “2라운드까지 3m 내 거리에서 놓친 퍼트가 6개는 된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인지는 3라운드까지 퍼트만 94개를 했다. 라운드 평균 31.3개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공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며 우승을 놓쳤던 전인지는 마지막 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는 “그날 바람과 날씨 등 변수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오늘 같은 경우는 파5 홀에서 친 티샷이 모두 러프에 빠져서 2온을 시도하지 못했다”며 “마지막 날에는 상황을 보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세우겠다. 좋아하는 거리를 남겨두고 어프로치 샷을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이브 샷 거리가 긴 편이 아닌 전인지는 안정적인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그는 “그린이 지난해보다 훨씬 잘 받아준다. 승부는 퍼트에서 갈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인지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있다. 7월부터 최나연의 백을 멨던 외국인 캐디 데이비드 존스(북아일랜드)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언어가 가장 큰 숙제다.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전인지는 “눈치로 알아 듣고 얘기하는 수준이다. 이제 귀가 조금 트이는 수준”이라며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자신 있게 얘기하려고 하는 등 조금씩 나아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수줍게 털어놓았다.

캐디와 호흡도 좋은 편이라고 했다. 전인지는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성격적으로 전혀 문제없이 잘 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LPGA 투어 경험이 많은 캐디라 미국무대 적응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인지는 한국과 미국, 일본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미국무대는 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시즌 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남은 대회들을 잘 치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18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인천=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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