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는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함께 호흡을 맞췄던 외국인 캐디와 작별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박준석]
김효주가 캐디 교체로 새로운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김효주는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끝으로 미국 출신의 캐디 마크 캐서린과 이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성적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둘은 첫 호흡 대회인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합작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LPGA 투어가 아닌 한국여자프로골프 대회였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의 백을 주로 멨던 마크가 김효주의 우승 레이스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둘의 첫 LPGA 무대였던 US여자오픈에서 컷 탈락했고, 이후 5위-13위-35위-14위-13위-20위-기권-25위를 기록하며 톱10에 1번 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효주의 이름값에 비해선 분명 떨어지는 성적표다. LPGA 투어의 첫 해 적응을 위해 외국인 캐디 대신 그동안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서정우씨와 호흡을 맞췄던 김효주다. 하지만 첫 외국인 캐디와 호흡은 실패로 돌아갔다. 로드 매니저인 송영군씨가 김효주와 캐디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긴 했지만 의사소통부터 스타일 등이 잘 들어맞지 않았다.
김효주는 다시 말이 잘 통하는 한국인 캐디와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투어를 뛸 전망이다. 김효주의 매니지먼트사는 “아직 캐디 선정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없다. 당분간 지인을 통해 아는 캐디를 쓰든지 상황에 따라서 하우스 캐디를 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22일 시작된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는 현지 코스를 잘 아는 캐디를 지인을 통해 소개 받았고 한다.
캐디를 교체하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첫 날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2오버파 공동 43위. 버디 1개, 보기 3개를 묶은 김효주는 퍼트를 34개나 했다. 김효주는 올 시즌 샷 난조 탓에 퍼트로 겨우 버텨나가고 있지만 타이완 챔피언십에서는 퍼트마저 따라주지 않았다. 첫 날이긴 했지만 캐디의 도움을 크게 받지 못한 인상이다. 김효주는 올 시즌 29.01개의 퍼트 수를 기록하고 있는 평균보다 5개가 많았다.
사실 캐디보다는 김효주의 흔들리는 샷이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효주의 스윙코치인 한연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다 보니 김효주의 최대 강점인 리듬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이동거리가 길고 낯선 무대인 LPGA 투어의 첫 해에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이다. 아시안 스윙은 매주 다른 나라에서 대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효주는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때 갑자기 덥고 습한 곳에서 대회를 하다 보니 거의 홀마다 차가운 물 한 통씩을 마셨고, 배탈이 나서 결국 기권했다.
말레이시아와 한국에 이어 대만까지 기후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타이완 챔피언십이 열리는 타이페이 미라마르 골프장은 바람이 많이 불고 코스가 딱딱한 편이라 지난 주 경기를 했던 스카이72 골프장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김효주는 “18홀을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는 소감을 레퍼토리처럼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고 샷까지 따라주지 않자 멘털마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컴퓨터 샷’이 최대 장기였던 김효주는 올 시즌 그린 적중률이 70.18%까지 떨어졌다. 이 부문 34위다. 투어가 다르지만 김효주는 지난해는 78.33%의 그린 적중률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김효주는 “그린 적중률이 60%만 넘었으면 좋겠어요”라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김효주이기에 선수를 편하게 해주는 캐디가 최선책이 될 수 있다.
JTBC골프는 대회 2라운드를 23일 오후 1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