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승을 수확한 김세영은 지난해 신인왕 리디아 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수퍼루키’ 김세영이 역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 신인을 꿈꾼다.
김세영은 가장 강력했던 루키 군단이 합류한 올 시즌 단연 발군의 기량을 뽐내며 신인왕을 확정 지었다. 한국 선수로는 1998년 박세리 이후 9번째로 신인왕을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김세영은 신인왕보다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세영도 “남은 경기에서 1승 정도 더 했으면 좋겠다”며 욕심을 내고 있다.
최근 신인왕 수상자 중 김세영과 비교될 수 있는 선수는 리디아 고 정도다. 지난해 신인왕에 올랐던 리디아 고는 시즌 3승에 신인으로는 최초로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2개 대회를 남겨둔 2014년 리디아 고와 비교하면 김세영의 기록이 훨씬 뛰어나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3승을 채웠고, 상금 200만 달러도 넘어설 수 있었다. 시즌 최종전의 우승 상금은 50만 달러다.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이전의 기록을 따지면 이미 3승을 수확했고, 상금 172만7436달러를 벌어들인 김세영이 리디아 고를 압도한다. 리디아 고는 당시 2개 대회를 남겨두고 상금 156만4962달러를 벌고 있었다. 메이저 대회 성적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두 차례 톱10에 들었던 김세영이 더 뛰어나다.
김세영은 ‘빨간 바지의 마법’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쓰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메이저 2연승으로 루키 시즌을 출발했던 박세리를 제외하곤 김세영보다 짜릿한 드라마를 쓴 신인은 없었다. 260야드가 넘는 호쾌한 장타에 위기 순간마다 터지는 어메이징한 샷들은 팬들의 엉덩이까지 들썩이게 만들었다. 꾸준함이 강점인 리디아 고가 갖고 있지 않은 무기도 있다. 김세영은 전성기 때의 타이거 우즈처럼 중요한 순간에 클러치 샷을 잘 구사한다. 그래서 김세영의 우승은 빨간색처럼 강렬하게 각인됐다.
첫 우승 바하마 클래식 때는 ‘덤불 샷’으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칩인 파와 샷 이글로 박인비를 넉다운시켰다. 연장전에서 터진 샷 이글은 ESPN의 ‘오늘의 최고 플레이’로 선정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블루 베이 LPGA에서도 최종 라운드 10번 홀에서는 세컨드 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렸지만 10m 칩샷을 홀에 그대로 집어넣는 극적인 파 세이브로 세 번째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마지막 농사가 중요하다. 김세영은 2개 대회 결과에 따라 리디아 고뿐 아니라 박세리도 뛰어 넘을 수 있다. 역대 신인 최다승은 1998년 박세리의 4승. 남은 2개 대회에서 다 우승해야 역대 신인 최다승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리디아 고의 신인 최다 상금(208만9033달러)을 경신하려면 1승 이상이 필요하다.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쉽게 리디아 고의 역대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JTBC골프는 김세영이 출전하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를 13일 오전 6시부터 생중계한다. 2~3라운드는 14, 15일 오전 5시45분, 4라운드를 16일 오전 4시45분부터 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