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장타자의 반격 주도하는 렉시 톰슨

성호준 기자2015.11.19 오전 9:46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다소 거친듯 했던 톰슨은 일관성을 높이고 쇼트게임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박인비-리디아 고 체제를 위협할 자리로 올라섰다.

2013년 이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장타가 대세는 아니다. 샷 거리가 길지 않은 축에 들어가는 리디아 고와 박인비가 세계랭킹 1, 2위다. 두 선수가 워낙 정교한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타자들이 설 자리가 없었다.

LPGA 투어 기준으로 샷이 길지는 않지만 실수가 적은 유소연, 김효주, 전인지 등 한국 선수들도 세계 랭킹 톱 10에 들어 있다. 19일 현재 장타자로 분류되는 선수 중 세계 랭킹이 톱 10안에 있는 선수는 4위인 렉시 톰슨, 7위인 김세영 두 명 뿐이다.

그러나 장타자들은 확실히 이점이 있다. 골프는 far and sure(멀리, 똑바로)가 목표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멀리 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골프는 야구 투수의 피칭과 비슷하다.

1990년대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투수 그레그 매덕스처럼 강속구 없이 컨트롤만으로 최고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 키가 작은 농구 선수가 리바운드를 잘 하는 것처럼 어렵다.

안니카 소렌스탐이나 로레나 오초아, 청야니 등은 길고 곧은 드라이버로 여왕을 넘어 여제의 자리에 올랐다. 현재 장타자 선수들 중에서 박인비, 리디아 고를 위협할 경쟁자가 나올 수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렉시 톰슨이다. 톰슨은 지난 9경기에서 톱 10에 7번 들었다. 우승 두 번에 2위 한 번, 4위도 한 번 했다. 지난 10월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박성현, 청야니 등 장타자들과 경쟁해 우승하면서 국내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톰슨은 현재 세계랭킹 4위로 올라섰다.

톰슨은 “내 앞에 뛰어난 세 선수가 있다. 그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나의 목표는 최고 선수(랭킹 1위)”라고 했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3위 세 명은 모두 장타자로 통하지는 않는다. 쇼트게임이 좋은 선수들이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 2, 3위는 빅 3 스테이시 루이스, 리디아 고, 박인비다. 톰슨은 39위다. 정상급은 아니지만 톰슨으로선 장족의 발전이다. 2011년 93위에서 차근차근 54계단을 올라왔다.

톰슨은 정교함을 높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앞둔 19일 “골프는 결국 쇼트게임이다. 특히 퍼트다. 나는 퍼트를 잘 못 한 경기가 있고 기복도 있었다. 그러나 계속 노력을 했다. 시즌 전 정말 열심히 노력을 했다. 볼 스트라이킹이 잘 되어 쇼트게임에 전념할 수 있었다. 쇼트게임이 나아진다면 세계 정상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타자들은 쇼트게임이 뛰어난 선수들을 부러워하고 단타자들은 장타를 부러워한다. 그러나 장타만 있다고 해도 안 되고 쇼트게임만 좋아도 안 된다. LPGA 투어에서 올 시즌 거리 톱 10 선수 중 상금 랭킹 100위가 넘는 선수가 3명이나 있다. 양자령은 퍼트를 매우 잘 하는데도 상금랭킹이 156위로 처졌다.

성적과 가장 관계가 큰 통계는 그린 적중률이다. 리디아 고는 “다른 통계는 안 봐도 그린 적중률은 꼭 챙겨 본다”고 했다. 톰슨이 LPGA 투어 그린 적중률 1위다. 이는 톰슨의 장타와 관계가 있다.

대형 사고를 터뜨리고 퍼트와 그린 주위 쇼트게임에서 완벽하지 못했던 톰슨이 기량이 좋아지면서 박인비와 리디아 고, 스테이시 루이스의 3강 체제를 압박하는 위치에 왔다. 20일 새벽 개막하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그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