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인비.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2013년 메이저로 격상된 에비앙 챔피언십때문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아니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의 골프전문인 골프채널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뉴스 톱 10'을 선정했다.
1위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국과 유럽의 팀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나온 컨시드 논란이다. 대회 마지막 날 포볼(두 명이 한 조를 이뤄 각자 볼을 친 뒤 더 나은 스코어 채택) 경기에 나선 재미 동포 앨리슨 리는 상대 선수가 그린을 떠나자 45cm 거리의 볼을 들어올렸다. 앨리슨 리는 누군가의 말을 들었다고 했으나 상대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이를 부인하면서 결국 그 홀 패배를 기록했다. 미국팀은 포볼 경기마저 패했다.
이 사건은 미국팀에게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오후 싱글 매치 스트로크 전까지 6대 10으로 뒤졌던 미국은 싱글 매치에서 8승1무3패를 기록하면서 14.5대 13.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뒤 페테르센은 "큰 그림을 봤어야 했다"고 뒤늦게 후회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위는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활약이 뽑혔다.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에서 2위를 한 리디아 고는 남녀 골프계를 통틀어 최연소(17세9개월7일)의 나이로 세계 랭킹 1위가 됐다. 남자 골프의 타이거 우즈(미국)의 기록을 4년 여 앞당긴 기록이다.
3위도 리디아 고였다. 리디아 고는 9월 시즌 마지막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최연소(18세4개월20일)로 우승했다. LPGA 투어 8승을 거뒀지만 메이저 우승이 없었던 리디아 고는 최종일에 63타를 치며 생애 최고 라운드를 했다.
4위는 솔하임컵 미국팀의 대역전극을 시작한 제리나 필러였다. 싱글 매치 5조의 경기가 끝났을 때 유럽은 13.5대 9.5로 앞서 나갔다. 우승까지는 단 0.5점이 필요했던 상황. 6조 필러와 캐롤라인 마손(독일)의 싱글 매치 18번 홀에서 승부가 갈리는 듯 했다. 마손은 17번 홀까지 1홀 차로 뒤졌지만 4m 버디를 넣으면 0.5점이 추가돼 유럽팀이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손의 퍼트는 오른쪽으로 빗겨나갔고, 필러는 3m 파 퍼팅을 성공시켰다. 필러 이후 미국은 5경기를 내리 따내며 유럽의 대회 3연패를 저지했다.
5위는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논란이 뽑혔다. 박인비는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도 2013년부터 메이저로 격상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랜드슬램이 아니라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LPGA에서 "박인비의 기록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맞으며 에비앙에서 우승할 경우 슈퍼 커리어그랜드슬램이 된다"고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박인비는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로 격상되기 한 해 전인 2012년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6위는 '골프의 발상지'로 불리는 로열&에이션트골프클럽(R&A)에서 여성 회원을 받아들인 일이 선정됐다. 1754년 설립됐지만 그동안 철저한 금녀의 구역이었던 R&A는 지난 2월 회원 투표를 거쳐 여성 회원을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LPGA 투어 통산 72승을 거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영국의 앤 공주, LPGA 투어 20승을 거둔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서 7승을 거둔 벨 로버트슨(영국), LPGA 투어에서 활약한 흑인 선수 르네 파월(미국), LPGA 투어 창립자 가운데 한 명인 루이스 서그스(미국), 국제골프연맹(IGF) 회장을 지낸 선수 출신 랠리 시가드(프랑스) 등 7명이 회원이 됐다.
7위는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으로 10대 소녀 돌풍에 가세한 브룩 핸더슨(캐나다)이었다. 만 17세로 LPGA 정식 회원이 되지 못해 초청과 월요 예선 등을 통해 대회에 출전해왔던 핸더슨은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으로 투어 카드와 회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8위는 올 시즌 2승을 거둔 렉시 톰슨(미국)의 활약이다. 골프채널은 올 시즌 114위에 머문 톰슨의 퍼팅 능력이 향상된다면 2016년 시즌 박인비나 리디아 고를 위협할 선수가 될 거라 예상했다. 9위는 솔하임컵의 대역전승을 거둔 미국팀의 활약이 선정됐다.
10위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투어 챔피언십까지 이어진 박인비와 리디아 고의 치열한 넘버 1 경쟁이었다. 박인비는 시즌 5승을 포함해 톱 10에 15번 들고도 올해의 선수상을 놓쳤다. 최저타수상 수상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27점)를 충족시켰지만 올해의 선수, 상금왕, 세계랭킹 1위 등은 리디아 고의 몫이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