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6번 홀에서 벙커 샷 하는 노무라 하루.
한국계 일본 선수인 노무라 하루가 룰 위반 논란에 휩싸였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문제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노무라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레이크 머시드 골프장에서 열린 LPGA투어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3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섰다. 시즌 2승 전망을 밝혔지만 이날 룰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3라운드 6번 홀 그린 주변 벙커 샷 과정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노무라는 경사가 심한 벙커 구석에서 샷을 해야 했다. 노무라의 발이 여러 번 미끄러졌다. 일부러 모래를 밀어내 편평하게 만들면 스탠스 개선으로 룰 위반이다.
골프규칙 13-3에는 '플레이어는 스탠스를 취할 때 양 발로 지면을 단단히 밟을 수는 있으나 스탠스의 장소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다. 위반 시 2벌타다.
경기위원회에 이와 관련 제보도 들어왔다. 위원회는 노무라 하루를 직접 불러 비디오 판독을 했다. 노무라는 그저 연습 스윙을 한 것뿐이라고 주장했고, 경기위원 측은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판정했다.
경기위원 마티 로빈슨은 이 규정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노무라의 경우 스탠스를 잡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 장소를 개선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티나 김은 트위터를 통해 잘 못된 판정이라고 비난했다.
노무라는 경기 후 “벙커에 경사가 있어 스탠스를 잡기 어려웠다. 연습 스윙을 하는데 자세가 불편해서 조금씩 앞으로 움직였다. 이 것이 논란이 돼 매우 놀랐고, 거기서 2벌타를 받았더라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노무라는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를 3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 만약 2벌타를 받았다면 2위 최나연에 한 타 차로 마지막 날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었다.
노무라는 지난 2월 본인이 우승한 호주 오픈에서의 벙커 샷 과정에서도 룰 위반 논란이 일었다. 벙커 속 볼 바로 뒤에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꽂혀 있었는데 경기위원은 이를 제거하면 안 된다고 했다. 골프규칙 13-4는 ‘해저드 안에 있거나 접촉하고 있는 자연 장애물에 접촉하거나 움직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백스윙 과정에서 이 나뭇가지를 건드린 것. 이것이 룰 위반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경기위원 측은 문제삼지 않았다. 골프규칙 13-4에는 예외 조항이 있는데 ‘벙커나 워터 해저드에서 어드레스 할 때나 백스윙 할 때 채가 인공 장애물, 나무, 풀 같은 것에 닿아도 좋다’고 돼있다.
위원회는 이 나뭇가지를 루스 임페디먼트가 아니라 살아 있는 나무가지로 판단했다. 따라서 노무라의 샷은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