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우승컵을 들고 셀카를 찍는 신지은.
신지은이 데뷔 5년 만에 생애 첫 승을 올렸다.
신지은은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발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프리젠티드 바이 JTBC 최종라운드에서 14언더파로 역전 우승했다.
생애 첫 승이 아직까지 꿈만 같다. 신지은은 "아직도 놀랍다. 어머니와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눈물이 터질 것 같아서 대답을 듣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했다. 이번 시즌 신지은은 톱10에 3번 들며 꾸준히 우승 경쟁을 했다. 그는 "선두권에서 경기해본 것이 도움이 됐다. 다시 이런 기회가 오면 또 우승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매년 경험을 쌓으면서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있다"고 했다.
짧은 퍼트 연습에 집중했던 게 주효했다. 그는 "이번 주 내내 추격하는 입장이어서 리더보드를 봐도 긴장되지 않았다. 퍼트가 자꾸 길어져서 대회 첫 이틀 간 1m 정도 거리의 퍼트를 연습했다. 그게 내 자신감에 큰 도움이 됐고 마지막 6개 홀에서 그 정도 거리의 퍼트를 넣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지은은 세계랭킹 38위에서 24위로 뛸 예정이다.
다음은 공식 인터뷰에서 신지은의 일문일답.
-좋은 플레이를 계속 보여주다가 5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기분이 어떤가.
"투어 생활 5년 반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첫 승은 언제 하냐'고 물어온다.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우승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골프를 즐기기로 마음가짐을 바꿨다. 리더보드도 보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도 멈췄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게 됐다."
-최종라운드는 꽤 어려웠는데 보기가 없었다. 어떤 비결이 있었나.
"마지막 6~7개 홀에서 1m 정도의 퍼트를 넣은 것이 좋았다. 이번 주말 내내 알러지로 고생해서 컨디션이 좋진 않았다. 13번 홀 1.2m의 내리막 파 퍼트를 넣은 것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다. 어제도 보기가 없어서 내 퍼트가 괜찮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매주 우승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엔 기회가 왔고, 잘 잡은 것 같다."
-어떻게 축하할 건가?
"(웃으며)모르겠다. 여러분이 알려달라."
-동료들(김세영, 최나연, 지은희)이 축하해줬는데.
"내가 생각한 그림은 아니었다. 샴페인 같은 걸로 축하 받을 줄 알았는데 맥주를 뒤집어 썼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그들이 나를 축하해 줘서 기쁘다."
-제리나 필러의 성적을 알고 있었나.
"제리나의 성적은 모르고 있었다. 경기 전에 우승하려면 적어도 6언더파를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몇 타를 쳤나? 73타? 필러가 오버파를 치고 있는지도 몰랐다. 마지막 7홀에서 파 세이브를 하면서 기회가 있다고는 생각했다. 16번 홀에서야 내가 선두라는 걸 알았다. 그때 양희영과 한 타 차였다."
-언제 우승한 것을 알았나?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리더보드를 봤다. 그 때 양희영이 16번 홀에서 보기를 한 걸 알았다. 그 때 캐디에게 이 퍼트를 넣으면 내가 이기는거야? 라고 물었고 캐디가 그렇다고 대답해줬다."
-첫 승을 오래 기다렸다. 오늘 경기는 쉽게 풀렸나.
"쉬운 것은 없다. 골프는 쉽지 않다. 오늘 나는 A게임(최고의 경기)을 하진 못했다. 하지만 괜찮은 경기를 했고 우승해서 행복하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