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가 30일 끝난 볼빅 챔피언십에서 5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골프 선수 중 팬클럽이 가장 많은 전인지는 경기 후 20분간 사인과 사진촬영에 임한 뒤 코스를 빠져 나갔다. [볼빅 제공]
톱10 진입에 실패했지만 전인지의 표정은 밝았다.
‘덤보’ 전인지는 30일 미국 미시건주 트래비스 포인트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최종 5언더파로 공동 11위다. 전인지는 1타 차로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다. 2주 연속 톱10도 물거품이 됐다.
그래도 전인지는 경기 후 “목표를 이룬 대회였다”고 밝혔다. 최근 벙커 샷이 좋지 않았던 전인지는 “우승을 하지 못했어도 기분 좋은 대회가 있다. 이번 대회에서 목표로 삼았던 벙커 샷 조절이 생각처럼 잘 됐다. 지난 대회 후 벙커 샷 연습을 많이 했는데 성과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전인지는 볼빅 챔피언십에서 총 6번 중 4번의 벙커 샷 세이브에 성공했다.
퍼트감도 다시 좋아졌다. 최종일 28개 퍼트 수를 비롯해 라운드 평균 29.25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지난 주 킹스밀 챔피언십에서는 총 122개로 평균 퍼트 수가 30개가 넘었다. 전인지는 “퍼트감도 예전에 좋았던 감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여러 모로 성과가 있었던 대회”라고 평했다.
샷감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그린 적중률은 67%로 떨어졌고, 페어웨이 적중률도 68%로 나빴다. 그는 “샷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바람이 많이 분 것도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4 15번 홀 보기가 아쉬웠다. 이 홀에서 어려운 어프로치를 앞두고 번개 예보로 경기가 중단됐다. 클럽하우스에 10분 정도 앉아 있다가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리듬이 끊긴 건 사실이다. 그는 “이렇게 짧은 시간 중단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흐름이 끊겼고, 어려운 어프로치 샷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보기를 적은 게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 홀에서 보기를 적지 않았다면 전인지는 톱10에 올랐을 것이다.
루키 전인지는 "이번에 처음으로 이 코스를 쳐봤다. 내년에 오면 올해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었다.
전인지는 31일 곧바로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시애틀로 향한다. 일찌감치 메이저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제가 루키라서 그런지 경험이 없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 선배들은 이미 KPMG 대회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해봤더라. 아직 가보지 못한 코스라서 일찍 가서 분위기를 익히고 샷감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찍 대회장에 도착하지만 공식 연습 라운드까지 코스를 직접 쳐보지는 못한다.
앤아버=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