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기로 단숨에 선두권으로 뛰어 오른 양희영.
양희영이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를 몰아치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12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인근의 사할리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라운드. 양희영은 이날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이븐파로 선두 리디아 고에 2타 차 공동 4위다.
이번 시즌 양희영은 우승 없이 준우승 2번, 3위 2번을 했다. 대회마다 선두권에서 우승 경쟁을 했으나 뒷심이 부족한 모습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1, 2라운드 각각 3, 2오버파로 주춤했던 성적을 한 번의 몰아치기로 만회했다. 이날 기록한 5언더파는 3라운드 데일리베스트일뿐 아니라 3일간의 18홀 베스트스코어다. 공동 35위로 출발해 단숨에 4위로 뛰었다.
양희영의 세계랭킹은 9위로 한국 선수 중 5번째다. 하지만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순위를 끌어올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할 한국 대표 4인에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회 직후 발표되는 세계랭킹으로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출전 선수 4명이 정해진다.
양희영은 볼빅 챔피언십부터 공에 에이밍 선을 바꾸는 변화를 줬다. 이후 퍼트가 보다 정교해졌다. 이날도 양희영은 4~5m 정도의 중거리 퍼트를 잘 넣으며 26개의 적은 퍼트 수를 기록했다.
부슬비가 내려 그린이 부드러워지면서 전날보다 어프로치 샷도 편해졌다. 양희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잡아 산뜻하게 전반전을 마쳤다. 특히 5~7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기세를 탔다. 10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지만 11번 홀 보기와 맞바꿨다. 하지만 14, 15번 홀 다시 연속 버디를 잡았다. 14번 홀 5m 버디 퍼트를 넣었고 15번 홀에서도 어프로치를 잘 붙여 2.5m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16번 홀에서 3m의 파 퍼트가 홀컵을 외면하면서 이븐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를 마친 양희영은 "지난 이틀 간은 페어웨이에 올리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선 샷과 퍼트 모두 좋았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또 그는 "이번 시즌 중요한 순간에 찬스를 꽤 놓쳤다. 하지만 그것도 좋은 경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종라운드에 대해선 "내일 일은 생각해봤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많은 생각은 하지 않겠다"며 "선두를 추격할 수 있는 지금 위치가 좋다"고 말했다.
양희영의 LPGA투어 마지막 우승은 지난해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다.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그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최종라운드에서 16개월 만의 우승이자 메이저 첫 우승을 노린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라운드를 13일 오전 5시15분부터 생중계한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