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벙커 턱에 박힌 티샷,불운에 우승 꿈 날린 김효주

이지연 기자2019.07.29 오전 8:04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29일 열린 최종 4라운드 14번 홀에서 벙커 턱 아래 박힌 샷을 하고 있는 김효주. 이날 코스에는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박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효주는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면서 우승 꿈을 접었다.

29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우승자가 가려지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대회장에는 많은 비가 쏟아졌다. 경기장에 나와 몸을 푼 선수들은 2시간 여나 더 대기한 끝에 비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겨우 출발했다.

1904년에 개장한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은 지난 2013년 LPGA 투어 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로 격상을 앞두고 페어웨이와 그린을 손질하는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했다. 그러나 개장한 지 100년이 훌쩍 지난 탓에 이 골프장의 배수 상태는 좋은 편이 아니며 이날의 코스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2위 박성현에 1타 차, 공동 3위 고진영과 박인비에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효주는 13번 홀까지 1타 차 아슬아슬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14번 홀(파3)에서 불운이 찾아왔다.

거리는 맞았지만 우측으로 밀린 티샷이 그린 오른 쪽 벙커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김효주의 공은 벙커 턱 아래 모래에 박혀 버리고만 상황이었다. 이날 코스에는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박히기 쉬운 상황이었다.

김효주의 두 번째 샷은 벙커 턱 위쪽을 맞은 뒤 다시 벙커 안으로 굴러 들어왔다. 첫 번째 벙커 샷을 위해 스탠스를 잡았던 자신의 발자국 안으로 공이 굴러 들어오는 불운이 또 겹쳤다.

세 번째 샷 만에 그린 입구 프린지에 공을 겨우 올린 김효주는 첫 번째 보기 퍼트를 홀보다 1.5m 정도 지나치게 보냈다. 그러나 더블보기 퍼트마저 놓치면서 치명적인 트리플보기가 나왔다.

순식간에 선두 고진영에 2타 차 2위로 밀려난 김효주는 사실상 우승 꿈을 접어야 했다. 고진영은 17번 홀(파4)에서 쐐기를 박는 버디를 추가했고, 김효주는 마지막 18번 홀(파 5) 버디로 2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지난 2014년에 김효주가 초청 선수로 출전해 LPGA 투어 첫 승을 거뒀던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였다. 2016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통산 3승 째를 거둔 이후 우승이 없는 김효주는 이번 대회에서 3년 반만에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최종일에 내린 많은 비에 그의 꿈은 씻겨 내려갔다.

김효주는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와서 평소보다 힘들었고, 굉장히 어려웠던 라운드였다. 이번 주에 잘 됐던 퍼트도 잘 안 됐고, 14번 홀에서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며 "플레이가 잘 됐으면 덜 힘들었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시즌 아홉 번째 톱 10을 기록하면서 톱 10 부문 1위로 나선 김효주는 다음 기회를 기약했다. 김효주는 "잡지는 못했지만 계속 기회가 오는 것 같다. 많이 배운 대회였고, 다음 대회에서 좀 더 잘 칠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fl@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