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18번 홀(파 5)에서 구름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고 있는 박성현. 1,2라운드에서 투 온을 시키고도 파에 그쳤던 그는 3라운드 마무리를 기분 좋게 했다.[P.Millereau/The Evian Championship]
27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3라운드.
'무빙데이'인 이날 리더보드 상단은 태극기로 물결쳤다. 톱 5에 든 6명의 선수 중 전 세계 1위 펑샨샨(중국)을 제외한 5명은 모두 한국 선수였다.
중간 합계 15언더파를 기록한 김효주가 단독 선두에 나선 가운데,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은 1타 차 2위로 김효주를 바짝 추격했다. 11언더파 공동 3위는 세계랭킹 2위 고진영과 7위 박인비가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이미향은 3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중간 합계 10언더파로 우승 가능권인 공동 5위다.
이날 열린 3라운드에서 김효주는 박성현-이미향과 한 조로 경기를 했고, 한국 선수끼리 무빙데이 경쟁이 이어졌다.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발군의 퍼트감을 앞세워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타를 줄이면서 세 명의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를 냈다.
박성현은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8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던 박성현은 9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렸지만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이글로 분위기를 바꿨다. 박성현은 후반 9홀에서 2타를 더 줄였다. 16,17번 홀에서 연속으로 2m 정도의 버디 기회를 놓친 그는 18번 홀(파5)에서 이번 대회 첫 버디로 기분 좋은 마무리를 했다.
18번 홀은 지난해까지 파 4로 치러지다가 올해부터 파 5로 세팅돼 버디가 쏟아지는 홀이다. 1~2라운드에서 장타를 앞세워 투온을 시켰지만 3퍼트로 파에 그쳤던 박성현은 3라운드에서는 3온, 1퍼트로 첫 버디를 잡아냈다. 18번 홀 버디는 다음 날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1라운드에서 6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이 좋았지만 2라운드에서 이븐파로 주춤했던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은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다시 날카로운 샷이 살아났다. 버디 7개를 잡고 보기는 2개만 범하면서 5타를 줄인 그는 지난 4월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어 메이저 2승 기회를 잡았다.
이 대회만 우승하면 LPGA 투어 5대 메이저를 모두 제패하는 '슈퍼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박인비에게도 기회는 살아 있다. 2라운드까지 9언더파로 선두에 1타 차를 유지한 박인비는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4개로 다소 많았다. 그러나 4타 차는 역전 우승이 가능한 범위다.
박인비는 최종 라운드에서 펑샨샨, 이미향과 챔피언 조 바로 앞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다. 단독 선두 김효주는 박성현-고진영과 챔피언 조에서 대결을 펼친다. 선두와 4~5타 차 우승권에 있는 선수 중 5명이 한국 선수인 만큼 마지막 날 대회장에 태극기가 물결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 대회는 전통에 따라 마지막 날 우승자가 가려지면 전문 스카이다이버가 우승 선수 국가의 국기를 몸에 두르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패러글라이딩 세리머니가 치러진다.
에비앙 챔피언십이 열리는 에비앙 리조트는 산악 지대에 위치한 코스라 한국 선수들에게는 친숙한 편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총 네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 대회 승격 전인 2010년에 신지애, 2012년에는 박인비가 우승했다. 2013년 LPGA 투어 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로 승격된 뒤에는 2014년 김효주, 2016년 전인지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28일 오후 6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