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는 이정은.
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밀턴 케인즈의 워번골프장 마키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핫식스' 이정은은 '럭키 식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3라운드까지 선두 시부노 히나코(일본)에 6타차 공동 10위. 타수 차는 꽤 났지만 최종일 행운의 여신이 그를 향해 미소짓게 하려는 염원이 담긴 듯했다.
6타 차로 시작했지만 역전 우승 기회는 살아 있었다. 3번 홀(파4)에서 5m 버디로 퍼트감을 끌어올린 이정은은 5번 홀(파4)에서 2m 버디를 추가했다. 파5홀인 7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한 뒤 8번 홀(파3)에서는 10m 가까운 긴 버디로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전반 9홀까지 12언더파. 전반 9홀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탄 이정은은 선두에 1타 차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하면서 역전 우승 가능성을 이어갔다.
그러나 12번 홀(파4)에서 불운이 찾아왔다. 12번 홀은 253야드로 세팅된 짧은 파 4홀이라 반드시 버디 이상을 잡아야 했다. 이 홀에서 아이언을 잡은 이정은의 티샷은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해저드에 빠졌다. 1벌타를 받은 이정은은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 2m 가량의 보기 퍼트도 넣지 못하면서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12번 홀의 더블보기로 흐름이 완전히 바뀐 이정은은 남은 6개 홀에서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했다. 우승 경쟁 조를 담는 TV 카메라에서도 완전히 모습을 감췄다. 이정은은 파5홀인 15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전반에 벌어뒀던 타수를 거의 잃은 채 경기를 마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공동 9위다.
우승은 놓쳤지만 지난주 시즌 네 번째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 컷 탈락의 아쉬움은 씻어낼 수 있는 성적표다. 루키 해를 보내고 있는 이정은은 이로써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ANA 인스퍼레이션 공동 6위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세 차례의 메이저 톱 10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