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거침없는 21세 신예 시부노,메이저 첫 출전에 우승

이지연 기자2019.08.05 오전 3:50

폰트축소 폰트확대

뉴스이미지

최종 라운드 18번 홀 버디로 우승을 차지한 시부노. 메이저 대회 첫 출전한 21세 루키는 42년 만에 일본 선수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거침없는 신예 시부노 히나코(일본)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AIG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밀턴 케인즈의 워번골프장 마키 코스(파72)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 시부노는 버디 7개를 잡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8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1998년생인 시부노는 지난해 프로가 됐고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투어에 데뷔했다. 원반던지기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창던지기 선수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에는 골프와 야구를 병행했다.

지난해 프로로 데뷔한 시부노는 당연히 이 대회 출전이 LPGA 투어 첫 출전이었다. 올 시즌 J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 등 시즌 2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2위에 오르긴 했지만 당초 대회 목표는 컷 통과였다.

그러나 시부노는 3라운드까지 2타차 선두로 나서면서 돌풍을 예고했다. 그렇다해도 세계랭킹 1위 고진영, 2위 박성현 등 리더보드 상단에 오른 우승 경쟁자들의 면면이 워낙 화려해 시부노의 우승을 점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시부노는 3번 홀(파4)에서 2온을 시킨 뒤 4퍼트를 하면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우승은 물론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은 큰 실수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큰 실수로 선두 자리를 내준 뒤 시부노는 오히려 자신만의 경기를 했다. 전반 9홀에서 버디 2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로 1타를 잃고 전반을 1타 차 2위로 마친 시부노는 어렵게 세팅된 후반 홀에서 오히려 날았다.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을 버디로 시작한 시부노는 253야드로 세팅된 12번 홀(파4)에서 과감하게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12번 홀은 최종 라운드에서 이정은이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려 시즌 메이저 2승 도전을 접은 홀이다. 드라이버를 잡은 시부노는 거침없는 티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다. 이글 퍼트는 넣지 못했지만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고, 우승 경쟁에 신바람을 냈다.

시부노는 13번 홀과 15번 홀에서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2m 버디를 추가하면서 공동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17번 홀까지 리젯 살라스(미국)와 공동 선두. 그리고 마지막 홀에서 4m 버디 퍼트가 홀 뒷벽을 맞고 홀 안으로 사라지게 하는 과감한 버디로 승부를 끝냈다.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1m에 붙이고도 버디를 넣지 못해 연장전에 대비했던 살라스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LPGA 투어 처녀 출전에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시부노는 1977년 LPGA 챔피언십(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히구치 히사코 이후 42년 만에 일본 출신의 메이저 퀸이 됐다. LPGA 투어 비회원으로는 26번째 우승자다. 이번 우승으로 시부노는 LPGA 투어 진출을 원할 경우 활동이 가능해졌다.

메이저 시즌 3승에 도전했던 고진영은 최종일에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타를 줄였지만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아쉬운 도전을 마쳤다. 단독 3위다.

2017년 US여자오픈, 지난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3년 연속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던 박성현은 최종일에 1타를 잃는 부진 끝에 10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정은은 9언더파 공동 9위다. 김효주와 김세영은 5언더파 공동 24위에 올랐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