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안고 기뻐하고 있는 고진영. 벌써 시즌 4승째다.
"완벽합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시즌 4승 째를 거두자 경기를 중계한 JTBC골프 한희원 해설위원이 내린 평가다.
고진영이 나흘 내내 보기를 범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시즌 4승 고지에 올랐다. 26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로라의 매그나 골프클럽(파72·6709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CP) 여자오픈(총상금 225만달러)에서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면서 8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26언더파 262타로 우승했다. 2위 니콜 브로흐 라르센(덴마크)을 5타 차로 제친 완벽한 우승이었다.
3라운드까지 노보기 플레이에 자신의 54홀 최소타 기록(18언더파 198타)까지 세운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에서도 흔들림 없는 견고한 샷을 날렸다. 라르센이 첫 홀 버디로 먼저 앞서나가자 고진영은 6번 홀(파4)에서 1.5m짜리 첫 버디를 잡았다. 8번 홀(파3)에서 10m 가량의 버디로 단독 선두가 된 고진영은 9번 홀(파5)에서 최종 라운드, 아니 이번 대회에서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260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우측 숲으로 밀렸고,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은 고진영은 네 번째 샷을 1.5m에 붙여 파를 잡아냈다.
최대 위기를 넘긴 고진영은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다. 10번 홀에서 2.5m 버디를 추가하면서 2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9번 홀까지 2타를 줄이면서 공동 선두로 고진영을 추격했던 라르센은 10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면서 보기를 범했고, 라르센의 추격은 10번 홀에서 끝났다.
11번 홀(파4) 연속 버디로 3타 차 선두가 된 고진영은 14, 15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로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그리고 최종 라운드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된 17번(파3), 18번 홀(파4)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를 잡아내며 완벽한 우승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나흘 내내 보기 없이 버디만 28개. 72홀 노보기 플레이 우승은 2015년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박인비가 기록한 뒤 4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ANA 인스퍼레이션,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4승 고지를 밟았다. LPGA 투어에서 한 시즌 4승 이상을 거둔 건 2016년 4승을 거둔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5승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이후 3년 만이다.
디펜딩 챔피언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19언더파로 리젯 살라스(미국)와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 대회 2017년 우승자 박성현(26·솔레어)은 11언더파로 허미정(30·대방건설) 등과 함께 공동 20위다. 이정은(23·대방건설)은 9언더파 공동 31위에 올랐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