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LPGA 투어 빅 오픈을 마친 뒤 어린이 팬과 사진을 찍는 유소연.
유소연(30)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빅 오픈에서 받은 상금의 절반을 호주의 대형 산불 구호를 위해 기부했다.
LPGA 투어는 지난 9일 빅 오픈 대회 직후 유소연의 기부 사실을 전했다. 호주는 지난해 9월부터 전역으로 번진 대형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소연은 빅 오픈을 마친 뒤 LPGA 투어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이지만 호주가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진다. 18세 때부터 겨울 훈련을 위해 호주에 꽤 많이 왔다. 호주에서의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없단 생각이 들었고, 호주가 내게 주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그러다 최근 대형 화재를 보고 뭔가 하고 싶었다. 이미 상금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대회 전부터) 스스로 약속했다. 좋은 경기를 해서 더 많은 돈을 기부하고 싶은 동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합계 8언더파로 박희영, 최혜진과 동률을 이룬 뒤에 2차 연장에서 먼저 탈락해 준우승했다. 연장 준우승으로 최혜진과 각각 9만49달러(약 1억750만원)를 상금으로 받은 유소연은 약 5000만원을 기부하게 됐다. 유소연은 "이것(호주 대형 산불)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계속 해서 사람들이 이 문제를 생각하고, 호주를 도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