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6.
24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이 열린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 11번 홀(파4).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핫 식스’ 이정은은 10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정은은 하루 전 2라운드에서 남녀 메이저 최소타 타이 기록인 61타를 적어냈지만,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는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파자리 아난나루칸(태국)에게 3타 차,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선두를 유지했다.
10번 홀(파4) 보기 뒤 굳은 얼굴로 11번 홀(파4)에 들어선 이정은은 87야드를 남기고 웨지를 꺼내들었다. 이어진 이정은의 웨지 샷은 그린 위 홀 컵 바로 뒤에 떨어지더니 백스핀이 걸리면서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환상적인 행운의 샷 이글이 터진 순간이었다. 11번 홀 이글이 터지기 전까지 이정은의 경기는 다소 답답할 정도였다. 시즌 내내 고민이었던 백스윙 템포가 다소 흐트러지면서 샷 실수까지 나왔다. 선두를 지키고 있다고는 해도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샷 이글 뒤 이정은의 표정은 물론, 경기 내용도 달라졌다. 15번 홀(파5)에서 가볍게 투 온을 시켜 1타를 더 줄인 이정은은 17번 홀(파4)에서 다시 엎어치는 샷이 나오면서 보기를 했다. 하지만 행운의 샷 이글 뒤 여유가 생긴 이정은의 페이스는 더 이상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정은의 행운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18번 홀(파5) 티샷을 왼쪽으로 쳤지만 지면에 떨어진 공이 페어웨이 쪽으로 튀는 행운이 따랐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프린지로 보낸 이정은은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면서 기분 좋은 3라운드를 마쳤다. 3라운드 합계 18언더파로 2위 노예림(미국)에게 5타 차 선두다.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선두 자리를 지킨 이정은은 지난 2019년 우승한 메이저 US여자오픈에 이어 또 한 개의 메이저 우승컵에 바짝 다가섰다. 이정은은 루키 해였던 지난 2019년 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활동에 쉼표가 찍혔고, 올해는 백스윙이 흔들리면서 우승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정은의 시즌 최고 성적은 직전 대회인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 베이 인비테이셔널에서 기록한 공동 6위였다.
JTBC골프가 이 대회 최종라운드를 25일 오후 6시 15분부터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