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정이 30일(한국시간) 갈곰 캐슬GC에서 열린 LPGA투어 ISPS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퍼트 성공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첫 세 홀이 쉽다는 인상이 있어서 공격적으로 쳤더니 이글이 됐네요.”
낯선 곳이지만 과감했다. 6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승째를 노리는 최운정(31, 볼빅)이 이른바 ‘닥공’ 전략으로 첫 날 공동선두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최운정은 30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갈곰에 있는 갈곰 캐슬 골프클럽(파73)에서 개막한 LPGA투어 ISPS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50만달러) 첫 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바꿔 7언더파 66타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지난 2015년 마라톤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뒤 무관에 그친 설움을 북아일랜드에서 떨칠 기세다.
1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샷을 원하는 곳에 떨어뜨린 최운정은 3번 하이브리드로 그린을 직접 공략해 이글 기회를 잡았다. 약 1.5m짜리 이글퍼트라 부담도 크게 없었다. 최운정은 “연습라운드를 할 때 1~3번홀이 쉽다는 인상을 받았다. 16번홀까지밖에 연습라운드를 하지 못한데다, 북아일랜드는 처음이라 복잡하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코스 적응을 완벽히 못한 상태라 페어웨이와 그린만 보고 공략하는 단순 셈법으로 접근한 게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ISPS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은 같은 코스에서 남녀가 함께 대회를 치르는 이색 대회다. 상금도 300만달러를 반으로 나눠 남녀 우승자에게 150만달러씩 준다. 최운정은 “연습라운드를 남자 선수들과 함께 했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남자 선수들은 숏 게임과 퍼트가 좋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날 좋은 성적을 낸 동력은 따로 있었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올리비아 메하피와 동반 라운드를 한 게 도움이 됐다. 홈 코스에서 대회에 임한 메하피는 코스와 그린 특성 등을 훤히 꿰고 있어 최운정에게 좋은 교과서가 됐다. 그는 “티샷부터 올리비아가 치는 방향으로 쳤다.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며 웃었다.
이 대회는 1, 2라운드를 갈곰 캐슬GC와 매서린 GC(파72)에서 번갈아 치른다. 최운정은 2라운드를 매서린GC에서 소화해야 한다. 그는 “프로암을 매서린에서 했기 때문에 코스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다. 갈곰 캐슬GC보다 페어웨이가 조금 더 넓기 때문에 2라운드도 페어웨이와 그린을 공략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후반에 퍼트가 잘 안따라줘서 타수를 더 줄이지 못한만큼 퍼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