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티 아쇼크.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 주인공은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였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못지 않게 주목받은 골퍼가 한 명 있다. 4위로 대회를 마친 아디티 아쇼크(인도)다. 한때 공동 선두까지 올라서 금메달까지 노렸던 아쇼크는 비록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전 세계 골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두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아쇼크는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합계 15언더파로 4위에 올랐다. 셋째날까지 코다에 3타 뒤진 공동 2위를 달리던 아쇼크는 최종 라운드 한때 공동 선두까지 올라서 깜짝 금메달까지 노렸다. 8번 홀까지 버디 3개로 상승세를 타던 아쇼크는 9번 홀(파4)과 11번 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고, 17번 홀(파4)에선 4m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메달권 추격 의지가 꺾였다. 결국 18번 홀(파4)에서 타수를 더 줄이지 못했고, 이나미 모네(일본), 리디아 고(뉴질랜드·이상 16언더파)에 1타 뒤져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래도 아쇼크는 이번 대회 최대 화제 골퍼로 주목받았다. 그는 5년 전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얼마 되지 않아 올림픽까지 나선 그는 공동 41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후 아쇼크는 경험을 쌓았다. 유러피언 레이디스 투어(LET)에서 통산 3승을 거뒀다. 2017년엔 인도 출신 첫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가 됐다. 5년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두 번째 올림픽에 선 아쇼크는 달라져 있었다. 세계 랭킹 200위였지만, 그의 플레이는 더 강해졌고, 여유도 느껴졌다. 특히 그린 위에서 퍼트 감각은 단연 돋보였다. 대회 내내 퍼팅 이득 타수가 2.252타(3라운드)~4.011타(4라운드)까지 기록했을 만큼 퍼팅으로 타수를 차분하게 줄여갔다.
특히 아쇼크는 평소 캐디백을 멘 아버지 대신 어머니에게 캐디 역할을 맡겼다. 아쇼크는 "아빠가 캐디를 맡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고 했지만, 골프를 잘 모르는 어머니 캐디를 뒀던 만큼 홀로 코스 전략을 세우고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그럼에도 대회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비록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아쇼크는 만족한 반응이었다. 아쇼크는 경기 후 현장 인터뷰에서 "100%를 발휘했다. 올림픽에서 톱5든 톱10이든 정말 좋은 일이다. 비록 시상대에 오른 건 아니어도 상위권으로 마무리하는 건 스포츠에 더 많은 시선을 받고,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더 많은 아이들이 경기를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골프를 시작했을 때는 (정식종목이 아니었던) 올림픽을 꿈도 꾸지 못했다. 때때로 열심히 하면서 매일 즐겁게 보내다보면 이 곳(올림픽 무대)에 닿게 될 것"이라는 말로 올림픽을 꿈꾸는 기대주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