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서 여자 골프 4위에 오른 아디티 아쇼크.
여자 골프가 아디티 아쇼크(23·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가 끝났지만, 이 대회에서 당당하게 4위에 오른 인도 출신 골퍼에 인도는 물론 세계 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쇼크는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골퍼였다. 금메달은 여자 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가 땄지만, 아쇼크는 한때 코다와 공동 선두에 올랐을 만큼 당당하게 겨뤘고 최종 라운드 내내 메달 경쟁을 펼쳤다. 끝내 막판 퍼트를 놓쳐 4위로 마쳤지만, ‘여자 골프 불모지’나 다름 없는 인도에서 출전한 이 골퍼에 인도 각계 각 층에선 찬사가 쏟아졌다. 람 나트 코빈드 인도 대통령는 “인도의 딸이 하나 더 탄생했다. 인도 골프를 새로운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용기와 기술을 발휘한 걸 축하한다”고 치하했다. 아쇼크는 인디안 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골프를 보고, 잘 모르는 골프를 알려고 노력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세계 골프계에서도 아쇼크의 선전을 눈여겨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무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아디티가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게임에선 이겼다"면서 "어떤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에게 꿈을 꾸도록 영감을 줬다"고 전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올림픽에서 가장 짧은 히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선수가 됐다"면서 그의 올림픽에서의 경기력을 분석했다. 실제로 아쇼크는 올림픽 기간 나흘간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08야드로 전체 60명 중 59위에 그쳤다. 1위에 오른 마리아 파시(멕시코·263야드)와 55야드 차이가 났다. 그러나 퍼트로 단점을 극복했다. 퍼트 이득 타수는 무려 13.019를 기록해 이 부문 2위로 기록된 한나 그린(호주·7.560)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개의 버디를 잡아낸 반면, 보기는 5개로 막아낸 그는 한국, 미국, 태국 등 쟁쟁한 골퍼들을 따돌리고 4위로 마쳤다.
LPGA 투어 통산 29승을 거둔 에이미 앨콧(미국)은 "단순한 루틴을 가졌으면서도 이를 신뢰한다"고 분석했다. 통산 88승의 '전설' 캐시 위트워스(미국)도 "퍼팅 스트로크가 아름답더라. 완벽하게 그린을 읽고 완벽하게 스트로크했다"고 칭찬했다.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 라운드에서 티샷하는 아디티 아쇼크. [사진 Gettyimages]
아쇼크의 남다른 행보도 주목받았다. 인도에서 골퍼로서의 꿈을 키워 2015년 12월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퀄리파잉스쿨을 1위로 통과해 본격적으로 해외 무대에서 뛴 그는 아버지를 캐디로 두고 투어 활동을 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선 아버지 대신 골프를 잘 모르는 어머니에게 캐디를 맡겼다. 또 평소엔 스윙 코치 없이 스스로 독학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쇼크는 타임스 오브 인디아 인터뷰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스윙을 계속 배우고 있다"면서 "토너먼트에서 나오는 성향과 경기력을 통해 얻는 정보를 통해 내 자신을 바로 잡는 편. 지난 4년 반 동안 코치 없이 지내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쇼크는 도쿄올림픽을 마치고서 곧장 다음 대회에 도전한 상태다. 12일 밤 개막하는 스코티시 여자오픈이 그 무대다. LPGA 투어와 LET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