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이 파운더스컵 우승 후 트로피와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송곳 아이언’에서 ‘컴퓨터 퍼트’로 변신에 성공한 고진영(26, 솔레어)이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그지넌트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을 따내 한미 통산 20승, LPGA투어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우승으로 로렉스 세계랭킹 포인트를 9.10점으로 끌어 올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9.66점,미국)와 간격을 0.29점으로 좁혔다. 오는 21일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개막하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세계랭킹 1위 탈환이 가능하다.
LPGA투어에 복귀한 지난 7월부터 6개 대회에서 3승을 따내는 등 가파른 상승세가 동력이 됐다. 고진영은 지난 8월 도쿄 올림픽에서 “아직도 내가 세계랭킹 1위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고진영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LPGA투어에서 한국인이 거둔 200승을 달성하게 된다. 1988년 3월 고(告)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한국 여자 골프 사상 최초의 LPGA투어 우승을 거머쥔 이래 33년 만에 통산 200승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물론 이 기록은 고진영이 아닌 다른 한국인 선수가 우승해도 달성할 수 있다.
세계 여자골프 사상 최다인 15연속 라운드 60대 타수 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7월 에비앙 챔피언십 4라운드 69타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14연속 라운드 60대 타수를 기록해 안니카 소렌스탐이 갖고 있는 LPGA투어 최다 연속 라운드 60대 타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6년 묵은 기록을 고국에서 깨는 장면도 고진영과 한국 여자골프계 전체에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2019년 19연속라운드 60대 타수를 기록한 게 최다 기록이다.
고진영은 “압박감이 클수록 집중력이 높아진다”며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말로 각종 기록 경신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승 기운에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 경기력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고진영이 우승을 차지하면 상금랭킹 1위 탈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