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고진영.
한국 선수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0번째 우승은 고진영(26)이 차지했다. "신기하다" "운이 좋았다"면서 겸손한 우승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24일 부산 기장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합계 22언더파로 임희정(21)과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우승했다. 올 시즌 4승, 개인 통산 11승을 달성한 그는 LPGA 투어 한국인 통산 200승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그는 세계 랭킹 1위로도 4개월여 만에 복귀했고, 롤렉스 올해의 선수,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등 주요 타이틀 선두로도 올라섰다.
고진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다보니 200승의 영광을 안게 됐다. 운이 좋았다. 최선을 다했지만 정말 신기한 우승"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희정과 경쟁에 대해서도 겸손한 반응이었다. 그는 "희정이가 워낙 기본기 탄탄한 선수라서 열심히 따라가면 2등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쳤다. 프로 돼서 처음 치른 연장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했다"면서 "희정이한테 미안한 감이 있다. 제가 잘 돼가지고 운이 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상식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진영은 한국 선수 200승에 대한 소회를 조금 더 밝혔다. 그는 "대회 전 199승 중 내 지분이 5% 정도 된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럽게 생각했다. 영광스럽게 (200승의) 주인공이 돼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계 1위 복귀에 대해서도 "최근 경기력이 좋아서 잘하면 올해 안으로 1위를 다시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올 시즌 상반기 '골프 사춘기'가 왔다고 털어놨던 그는 "대회보다 준비 과정이 힘들다. 하지만 더 나아지는 모습을 발견하면 성취감도 있다"면서 매 대회마다 얻는 동기 부여를 통해 성장하는 자신을 보람있게 느꼈다.
올 시즌 LPGA 투어는 2개 대회가 남았다. 다음달에 열릴 펠리컨 여자 챔피언십과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다. 최근 5개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한 그는 남은 대회에 대한 의욕도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1주일 정도 머물면서 스윙을 체크하고 컨디션을 조절할 계획이다. 그리고서 남은 2개 대회를 잘 치르고 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