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아무리 경기력이 떨어져도 톱10을 만들어낸다. 요즘 고진영(26)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 얘기다.
15일(한국시간) 끝난 LPGA 투어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 4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한 넬리 코다(미국), 김세영, 렉시 톰슨(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가려져 있었지만 고진영은 대회 나흘 연속 60대 타수(68-66-67-66타)를 기록하면서 최근 6개 대회 연속 톱10에 올랐다. 올해 하반기(7~11월)만 놓고 보면 8개 대회 중 7개 대회 톱10이다.
고진영 본인도 나름대로 자신의 플레이에 의미를 찾는 모습이었다. 대회가 끝난 뒤 LPGA와 인터뷰에서 고진영은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4일 내내 언더파를 쳤다. 보기는 조금 많았지만 버디를 많이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잔디 적응이 조금 어려웠는데도 불구하고 나름 최선을 다했던 한 주였다"고 자평했다. 스스로 만족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했지만, 고진영은 이번 대회 페어웨이 안착률 80.3%(45/56), 그린 적중률 77.7%(56/72), 평균 퍼트수 29개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넬리 코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고진영의 개인 타이틀 경쟁은 시즌 최종전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까지 끌고가는 상황을 맞았다. 고진영은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시즌에선 선두에 올라있지만, 상금과 올해의 선수에선 코다에 밀려 2위에 올라 있다.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고진영은 좀 더 내려놓는 플레이를 다짐했다. 그는 "나에게는 중요한 대회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타이틀이 있지만 그런 걸 의식했을 경우에 잘 된 경우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다음 주 대회도 일반 대회라고 생각하고, 선수가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여유있게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흘만 치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올 시즌이 끝나기 때문에 다음 주 대회를 통해서 피드백을 받고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