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챔피언 이민지. [사진 Gettyimages]
이민지(호주)의 꿈이 현실이 됐다. 이민지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믿기지 않는다”며 메이저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서던 파인스의 파인 니들스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2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이민지는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7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11개월 만에 메이저 개인 통산 2승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이민지는 2위에 오른 미나 하리개(미국·9언더파 275타)에 4타 차 압도적 우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민지는 “골프를 하면서 이렇게 긴장된 순간이 없었다”며 경기 후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경기를 시작할 때 3타 차로 앞서고 있음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계속 잘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이 믿기지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정말 특별하고 대단한 영광이다. 어린 소녀였을 때부터 생각했던 꿈이었다. 항상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는데 결국 우승해 놀라움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US여자오픈 우승은 이민지의 오랜 꿈이었다. 그 배경에는 호주의 전설적인 골퍼 카리 웹(호주)가 있었다. 웹은 메이저 7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41승을 거둔 호주의 ‘레전드’ 골퍼다. 2000년과 2001년에는 US여자오픈을 연이어 제패하기도 했다.
이민지(오른쪽)와 카리 웹. [사진 Gettyimages]
한국에 박세리를 보고 자란 ‘세리 키즈’가 있다면 호주에는 ‘카리 웹 키즈’가 있다. 웹은 2008년부터 ‘카리 웹 시리즈’라는 주니어 골프 대회를 개최해 유망주들을 육성했다. 또 ‘카리 웹 스칼라십’이라는 장학금 제도도 운영해 직접 미국에서 자신의 경기를 관전하고 같이 훈련하는 기회까지 제공했다. 이민지는 2013년과 2014년 카리 웹 스칼라십에 선발돼 웹의 후계자로 성장한 대표적인 ‘카리 웹 키즈’다.
웹 역시 자신의 제자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했다. 웹은 “정말 놀랍다. 이민지는 지난해 초 퍼팅 문제로 약간 고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민지의 강점 중 하나가 됐다”며 “이번주에 이민지에게 ‘응원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었다. 별다른 조언은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민지는 웹을 보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듯, 자신을 보고 어린 소녀, 소년들이 새로운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어린 친구들이 나를 보고 스포츠에 더 많은 관심이 생기면 좋겠다. 내가 좋은 롤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