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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김효주 "이번 대회 점수는 80점"

김두용 기자2014.09.16 오후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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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에비앙 챔피언십에 대해 "첫 날만 100점이고 이후 점점 떨어졌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이번 대회 점수를 매기자면 80점.”

메이저 사상 18홀 최저타 기록을 세웠고 메이저 첫 출전에 우승컵까지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김효주(롯데)는 스스로에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 한 김효주는 수많은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에 다시 한 번 우승을 실감했다. 1라운드에서 61타로 메이저 최저타 기록을 세웠던 그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치면 붙고 들어간다는 말처럼 신들렸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만 100점이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의 점수는 80점이다. 첫 날 이후 점점 떨어졌다”며 “좋은 성적을 낸다더라도 꼭 컨디션이 100%인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킬레스건 통증을 견디며 마지막 라운드에 섰던 그는 18번홀에서 베테랑 카리 웹(호주)에게 역전승을 거둬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효주는 “제 퍼트에만 신경 쓰느라 상대 선수의 세 번째 샷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웹의 파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을 때도 사실 우승을 했는지 몰랐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마지막 홀에서는 김효주는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는 “버디를 해야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대의 플레이를 의식하기보다 제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다”고 설명했다. 웹은 19세 소녀답지 않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김효주에 대해 “샷이 19세 같진 않았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김효주는 LPGA 투어 5년 시드권을 따냈다. 자연스럽게 미국 진출에 대한 생각도 깊어지고 있다. 사실 김효주는 내년부터 일본무대에 진출해 국내 투어와 병행하려 했다. 하지만 JLPGA Q스쿨 과정이 까다로워 미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세계랭킹 40위 안에 들면 LPGA 투어 시드를 획득하는데 유리하다는 소식을 접한 김효주는 에비앙 챔피언십을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 우승으로 예정보다 빨리 LPGA 투어 시드를 확보한 김효주는 이제 미국무대를 겨냥하게 됐다.

그러나 장거리 이동과 외로운 타지 생활 등의 험난한 레이스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는 “주위 분들과 충분히 상의한 뒤 미국 진출 시기를 정하겠다. LPGA 투어에서도 통하려면 체력과 쇼트 게임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통해 자신감을 수확하고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은 앞으로도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당장은 국내무대에 전념할 예정인 김효주는 우승을 한 번 더 하고 싶어 한다. 10월 16일부터 인천 스카이72에서 열리는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김효주는 다시 한 번 세계 톱랭커들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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