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은 이번 대회에 감기몸살을 겪었다. 약을 먹고 경기한 2라운드에서 집중력이 떨어져 선두를 내줬지만 3,4라운드에서 11타를 줄여 5년 만에 우승하며 활짝 웃었다.[게티이미지]
허미정(25)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5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RTJ) 골프트래일 캐피털 힐 세니터 코스(파72)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 허미정은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21언더파로 우승했다.
신인 폴라 리토(남아공)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허미정은 리토가 아닌 앞조에서 플레이한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우승 경쟁을 했다.
허미정에 4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루이스는 11번홀까지 5타를 줄여 16언더파를 기록, 허미정을 1타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11번홀부터였다. 7m 긴 버디를 성공시켜 2타 차로 달아난 허미정은 13번홀(파3), 14번홀(파4)에서 연속 50cm짜리 버디를 잡아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허미정은 16번홀(파3)에서도 1m 버디를 추가해 4타 차 완승을 거뒀다.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 이후 5년 만의 우승이다. 허미정은 지난 3년 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스윙 교정을 하다가 샷이 더 망가졌다. 올 시즌 중반까지 페어웨이 안착률 148위, 그린적중율 136위였을 만큼 샷 난조가 심했다. 허미정은 "스윙 교정 뒤 템포가 맞지 않아 어려웠다. 스윙에 신경쓰다보니 퍼트도 안 됐다"고 했다.
그러나 스윙이 잡히면서 경기력이 살아났다. 8월 말 열린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시즌 첫 톱 10(공동 9위)을 한 허미정은 지난 주 시즌 마지막 메이저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를 했다.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라운드별 평균 퍼트 수는 1위(28.94타)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퍼트가 잘 됐다. 1라운드에 8언더파를 몰아친 뒤 감기에 걸려 약을 먹고 2라운드 때 2타를 줄이는데 그쳤지만 3, 4라운드에서 11타를 줄이는 완벽한 경기를 했다. 21언더파는 대회 최저타 기록이다.
3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은 마음이 앞설수록 멀어지는 것 같다. 한타, 한타에 집중하겠다"고 했던 허미정은 18번홀에서 우승 퍼트를 한 뒤 참았던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번 대회에 캐디를 한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서 거둔 우승이라 더 값졌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 허미정은 "지난 5년 간 우승을 못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3년 전부터 스윙 교정을 하면서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언젠가 우승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오늘이 그날"이라며 기뻐했다.
루이스는 11번홀까지 매서웠지만 12번홀부터 퍼트가 안 들어가 후반에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17언더파 2위를 한 루이스는 "경기 내용이 좋았지만 허미정이 더 잘 했다"고 했다.
리토는 1타를 잃고 14언더파 3위에 올랐다. 최운정(볼빅)과 유선영(JDX), 이일희(볼빅)는 8언더파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