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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산업 리포트 1] 후원 선수 성적표 받아 든 브랜드 3사 명암 엇갈려

고형승 기자2024.07.08 오전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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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랭킹 남녀 1위인 스코티 셰플러와 넬리 코다 덕분에 상반기 최고의 성적표를 받은 테일러메이드.

-테일러메이드는 상반기 스코티 셰플러 & 넬리 코다의 대활약으로 ‘화창’
-탄탄한 선수층 보유한 타이틀리스트는 압도적 골프공 사용률 선보이며 ‘맑음’
-존 람 & 필 미켈슨의 투어 이전으로 대표 모델 존재감 사라진 캘러웨이는 ‘안개’

요즘도 국내외 아마추어 골퍼에게 ‘골프 용품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를 물어보면 ‘타이틀리스트’와 ‘테일러메이드’ 그리고 ‘캘러웨이’ 중 1개 브랜드를 언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메이저 용품사라 불리는 이 3개 사는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6월 30일까지)에 후원하는 선수들의 성적표를 각기 받아 든 용품 브랜드 3사의 기상도는 확연히 다르다.

남녀 세계 랭킹 1위 덕 톡톡히 본 테일러메이드

현재 지구에서 가장 골프 잘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남자는 스코티 셰플러, 여자는 넬리 코다일 것이다.

스코티 셰플러는 2024년 상반기에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6승을 거뒀다. 3월에 열린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마스터스와 RBC 헤리티지 그리고 6월에 메모리얼 토너먼트와 트래블러스 챔피언십까지. 총상금 2000만 달러 이상의 영양가 있는 시그니처 이벤트나 메이저 대회만 쏙쏙 골라 우승컵을 챙겼다.

셰플러는 상반기 15번 대회에 출전해 우승 6번 포함, 13번 톱10에 들며 톱10 피니시 부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6월 말까지 상금만 2769만 6858달러(한화 약 384억 원)를 벌어들였다. 상금 랭킹 2위 잰더 쇼플리의 상금(1263만 6360달러)에 2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스코티 셰플러는 68.483타(투어 평균 71.205타)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고 버디수 부문도 평균 4.98개(투어 평균 3.72개)로 선두에 올라 있다.

또 셰플러는 골프 세계 랭킹에서 2위 로리 매킬로이를 크게 앞서고 있다. 셰플러는 17.8368포인트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매킬로이(9.3831포인트)를 8.4537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스코티 셰플러는 테일러메이드 Qi10 드라이버와 우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3번과 4번 스릭슨 Z U85 유틸리티 아이언을 사용 중이고 5번부터 피칭 웨지까지 테일러메이드의 P7TW 아이언을 백에 넣고 다닌다.

넬리 코다의 성적도 셰플러 못지않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초반부터 자기가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 골프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코다는 1월에 열린 LPGA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 포드 챔피언십, T-모바일 매치플레이 그리고 셰브론 챔피언십까지 5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5월 중순에 열린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상반기에만 6승(투어 통산 14승)을 거두는 등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반기 11개 대회에 출전해 294만 3708달러(한화 약 40억 6000만 원)를 벌어 6월 말 현재 상금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올해의 선수상과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코다는 지난해 8월 세계 랭킹 2위로 떨어진 후 올해 4월 약 7개월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7월 1일 업데이트 기준 12.41포인트로 세계 랭킹 2위 릴리아 부(7.87포인트)를 크게 앞서고 있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시즌 초반 차이를 크게 벌린 터라 당분간 1위 자리는 흔들림 없어 보인다.


넬리 코다는 테일러메이드 Qi10 맥스 드라이버와 스텔스2 우드, P770(5번 아이언), P7MC(6~PW) 아이언을 사용하고 있다. 볼은 TP5x를 사용 중이다.

팀 테일러메이드에는 이 두 선수 외에도 어마어마한 선수가 다수 속해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 콜린 모리카와, 리키 파울러, 토미 플리트우드, 저스틴 존슨 등이 있으며 여자 선수로는 브룩 헨더슨을 비롯해 찰리 헐과 박성현 등이 있다.

가장 핫한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테일러메이드의 상반기 성적표는 A 플러스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상반기 PGA투어 22회 & LPGA투어 6회 우승을 일궈낸 타이틀리스트 골프공

프로 골퍼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공. 어떤 수식어보다 강력하다. 이것은 지난 20년 넘게 압도적 판매율과 점유율로 입증됐고 앞으로도 타이틀리스트가 카운트 마케팅을 변함없이 이어갈 이유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라인으로 출시된 타이틀리스트 Pro V1과 Pro V1x의 인기는 특히 국내에서 넘사벽(?)이다. Pro V1과 Pro V1x는 투어 선수가 사용하는 골프공으로 이미 검증된 골프공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타이틀리스트 Pro V1은 Pro V1x에 비해 더 부드러운 타구감과 크지 않은 스핀양 그리고 낮은 탄도를 제공한다. 따라서 평소 비거리에 고민이 많은 아마추어 골퍼에게 유리한 골프공이다. Pro V1은 이상적인 탄도를 제공하고 일관된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Pro V1x는 높은 탄도와 더 많은 스핀양이 필요한 골퍼가 선호하는 골프공이다.

사실 어떤 골프공이 나은지는 골퍼 개인의 취향 차이다. 6월 말 기준 PGA투어 상반기 29개 대회 중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을 사용해 우승한 횟수는 22회다. Pro V1으로 15회, Pro V1x로 5회, Pro V1 레프트 도트와 Pro V1x 레프트 대시 1회씩으로 집계됐다.

올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우승한 윈덤 클라크(아래 사진)는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용품은 골프공”이라고 강조하면서 “결국 홀에 들어가는 것은 골프공이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공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스윙 스피드는 빠른 편이지만 골프공의 스핀은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 “Pro V1x는 아이언 샷과 드라이버 샷에서 내가 원하는 스핀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그린 주변에서 빠르게 멈출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퍼포먼스를 모두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LPGA투어에서는 시즌 초반 테일러메이드 TP5x 골프공을 사용하는 넬리 코다가 6번 우승을 차지하며 다른 브랜드를 압도했다.

하지만 올해 개막전 우승자 리디아 고를 비롯해 패티 타바타나낏(혼다 LPGA 타일랜드), 베일리 타디(블루베이 LPGA), 리네아 스트룀(숍라이트 클래식), 릴리아 부(마이어 클래식), 양희영(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등 가장 많은 우승자를 배출한 브랜드는 타이틀리스트(6회)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우승한 태국의 패티 타바타나낏(아래 사진) 역시 “Pro V1x가 타구음과 타구감 측면에서 더 많은 피드백을 제공한다”며 “그린 주변에서 스핀이 뛰어나고 풀 샷에서도 모든 요소가 완벽하다. Pro V1x를 무척 좋아한다”고 골프공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타이틀리스트는 최고의 골프공이므로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된다”면서 “이 골프공은 원하는 대로 플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틀리스트는 미국과 국내 남녀 투어의 리얼타임 스코어링(실시간 순위표)에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을 사용하는 선수는 브랜드 로고를 함께 노출한다. 세계적인 투어 선수 다수가 현재 타이틀리스트 공을 쓰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특히 투어 선수의 장비에 관심이 지대한 우리나라 시리어스 골퍼를 위한 맞춤형 전략이기도 하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투어에서 높은 사용률이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이른바 ‘피라미드의 영향’을 믿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은 1949년 US오픈에서 처음으로 PGA투어 사용률 1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76년 연속 넘버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골프공 시장에서도 최강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투어에서 퍼포먼스가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여기서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규모가 가장 큰 미국 남녀 투어에서 압도적인 수의 선수가 사용해 우승하며 넘버원 골프공을 입증한 타이틀리스트의 상반기 성적표 역시 A 플러스.

캘러웨이, 원투 펀치인 존 람과 필 미켈슨의 투어 이탈로 스타 마케팅 주춤

캘러웨이의 대표 주자인 존 람과 필 미켈슨이 PGA투어를 떠나 LIV 골프로 이적하면서 용품 후원사 입장에서는 씁쓸한 입맛을 다셔야 했다.

국내에서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가 LIV 골프를 중계하고 있지만 골프 전문 채널만큼 주목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존 람과 필 미켈슨 모두 LIV 골프 이적 후 아직 우승이 없다. 물론 어마어마한 계약금을 받으며 투어 무대를 옮긴 것으로 개인적인 부를 얻게 된 점은 주목받은 부분임이 틀림없다.

특히 존 람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최근 1년간 프로 골프 선수 수입 순위에서 1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곤 그동안 미디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존 람이 LIV 골프로 이적하며 받은 계약금이 최대 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6212억 원)로 추정된다.

존 람과 필 미켈슨이 비운 자리를 크리스 커크, 브라이스 가넷, 잰더 쇼플리(아래 사진) 등이 PGA투어에서 우승하며 채우고 있다.


두 사람의 부재에 관해 캘러웨이 측은 “현재 존 람과 필 미켈슨이 캘러웨이골프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제품과 함께 최고의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여자는 최근 캘러웨이 후원 선수들의 활약으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LPGA투어 우승자 중 미국의 로즈 장과 일본의 유카 사소가 캘러웨이 용품을 모두 사용한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희영(아래 사진)은 캘러웨이의 패러다임 트리플 다이아몬드 드라이버를 사용 중이다.


또 캘러웨이 후원 팀이라 불릴 수 있는 인뤄닝(중국)-아타야 티띠꾼(태국) 조(아래 사진)가 다우 챔피언십의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상반기 막판 스퍼트에 성공했다.

캘러웨이는 올해 1월, 골프 클럽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 패러다임 Ai 스모크 드라이버를 야심 차게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다. 하지만 최근 골프존커머스가 발표한 5월 골프 클럽 판매 순위에서 캘러웨이는 드라이버를 비롯해 우드 부문에서 핑과 테일러메이드 등에 밀려 3, 4위권을 유지했다.


캘러웨이 한 관계자는 “캘러웨이골프의 Ai스모크를 사용한 많은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그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회에서 잰더 쇼플리와 유카 사소 등의 선수가 우승하며 Ai 스모크 제품의 우수성을 투어에서 입증한 바 있다. 이는 국내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급 스타들의 부재와 매출 부진으로 인한 매각설까지 나돌았지만 최근 투어 선수들의 메이저 석권과 여자 선수들의 선전으로 점차 회복세를 찾아가는 캘러웨이의 2024년 상반기 성적표는 B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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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한 내용은 추후 영상으로 제작하고 JTBC골프 이슈 프로그램 <클럽하우스>와 JTBC골프 공식 유튜브 등을 통해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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