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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아람코 팀시리즈의 색다른 시도

남화영 기자2024.05.13 오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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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한 김효주와 팬클럽 [사진=LET]

국내에서 처음 열린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팀시리즈(ATS)서울은 김효주가 슈팅스타 팬클럽과 함께 트로피를 앞에 두고 우승을 외치는 장면으로 마쳤다.

금요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CC(파72 6496야드)에서 사흘간 치러진 대회는 개인전에 단체전, 프로와 아마추어 골퍼들이 함께 경기하는 프로암 형식을 모두 끌어들인 시도가 흥미로웠다. 일반적인 골프 경기가 18홀의 개인 스코어를 줄이는 스트로크 플레이 중심인 것과 비교하면 처음 선보인 시도들이 색달랐다.

라이더컵이나 프레지던츠컵과 같은 팀 경기는 개인 경기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한다. 포볼, 포섬 등의 방식은 동반자와의 호흡을 무척 중시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대안 골프 대회인 리브(LIV)골프도 단체전이 있다. 내년 1월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시작할 시뮬레이션 리그 TGL은 ‘팀골프리그’의 이니셜에서 따왔다.

중동의 막대한 오일 자본이 2020년부터 이어가고 있는 ATS는 팀 경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프로암 형식까지 담아냈다. 프로 3명에 아마추어 골퍼 한 명까지 4인1조를 이뤄 팀 스코어를 내도록 했다. 전체 3일 경기중 이틀(36홀)은 한 조에서 홀마다 좋은 스코어 2개씩을 점수로 매겼다. 프로들의 개인 스트로크 경기는 3라운드 54홀을 따로 계산하지만 말이다.

대니엘 강 팀이 단체전 우승했다 [사진=JTBC골프 중계 화면]

ATS서울 대회에서는 개인전 컷 탈락한 대니엘 강(미국)이 주장인 팀이 단체전에서 우승하는 다소 코믹한 상황이 벌어졌다. 팀원은 릴리 메이 험프리스(영국), 티엔 샤오린(중국)에 아마추어로는 대회 파트너인 코오롱그룹의 이규호 부회장이었다. 첫날 7타를 줄인 이 팀은 둘째날 16타를 더 줄여 2타차 우승했다. 단체전과 개인전 상금이 똑같았으니 모두가 반겼다.

대회 이틀 전 팀을 짜는 드래프트 데이 파티부터 축제였다. 36개 조에서 캡틴이 프로 한 명을 팀원으로 골랐고, 나머지 프로와 아마추어 한 명씩은 무작위로 뽑혔다. 아마추어 중에는 국가대표 박서진, 양효진 2명이 출전했는데, 박서진은 첫째날 4언더파를 쳐서 단체전 2위로 오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다른 아마추어 선수로는 슈퍼모델 이소라에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홍성흔도 장타를 뽐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최대 골프장 체인인 미션힐스 그룹 대표인 테니얼 추와 같은 큰 기업 오너에 셀러브리티까지 36명이 선수들과 함께 경기했다. 선수들은 팀원인 아마추어 골퍼에게 실전 필드 레슨을 해주면서 단체전 점수 올리기에 열을 올렸다.

수요일 전야제인 드래프트 데이에서 4인1조 팀이 가려졌다 [사진=LET]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 코스 페블비치 링크스에서 열리는 시그니처 대회 AT&T페블비치프로암은 셀러브리티 등 아마추어 골퍼와 프로가 한 조로 경기하면서 개인전, 단체전 시상도 따로 한다. 할리우드 스타나 미국의 프로야구(MLB), 미식축구(NFL) 등 타 종목 스타들도 참석하니 대회 시청률도 오른다.

ATS서울의 경기를 시작하는 1번, 10번 홀에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김효주는 첫날 경기 뒤 “음악 소리가 좀 더 커도 될 것 같다”면서 “초반엔 내 경기만 했는데 후반부터 같은 팀원인 아마추어에게 레슨도 해주었다”고 할 정도로 색다른 대회 방식에 빨리 적응했다. 익숙해진 골프 대회들과 여러 면에서 달랐으나 골프팬이 바라는 건 이런 거 아닐까 싶다.

한국오픈을 후원하는 코오롱그룹이 대회의 한국 파트너가 되어 3년간 대회가 이어진다고 한다. 내년엔 아마추어 출전자들이 더 큰 관심을 받을 것 같다. 강형모 대한골프협회(KGA) 회장은 첫날부터 내내 대회장을 지켰다. KGA 직원들과 경기위원들은 주말에 나와 대회 진행을 도왔고, 국제 대회인 만큼 외국 선수들의 입국 비자 문제도 도왔다고 한다.

중계 방송 중에 김효주의 팬클럽 인터뷰가 나왔고, 심지어 경기 중인 선수에게 LET 관계자가 다가가 인터뷰도 했다. 김효주의 우승으로 대회가 끝나자 투어 공식 사이트에서 팬클럽 선수가 함께 있는 사진을 위에 걸었다. 팬 중심으로 생각하고, 팬을 받드는 자세는 처음 열린 이 대회가 준 색다르지만 의미있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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