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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챔피언스투어 개막전 취소 이유

남화영 기자2023.04.05 오후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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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예정된 챔피언스투어 2회 참마루건설시니어오픈이 올해 첫 대회가 될 전망이다 [사진=KPGA]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스투어의 시즌 개막전이 개최 2주를 남겨두고 전격 취소된 건 현 사무국의 비용 사용과 관련된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KPGA투어는 지난 4일 KPGA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18일부터 예선전 포함 사흘간 충남 부여 롯데스카이힐부여 컨트리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던 50세 이상 프로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 1회 대회 취소 사실을 알렸다.

KPGA투어는 취소 이유로 ‘정기총회에서 2023년 사업예산 부결로 인해 예산 편성이 불가능한 관계로 대회를 진행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면서 같은 이유로 예정에 있던 챔피언스 투어프로 세미나에 KPGA 프로 선발전 사전교육까지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일련의 조치의 발단이 된 정기총회의 예산 부결 상황이 도대체 어땠기에 이 같은 사상 초유의 파행 사태가 나왔을까?

KPGA는 지난달 30일 정기총회를 열었으나 지난해 결산과 함께 올해 사업 예산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3년전에 추가된 사무국 운영비 항목에 숨어 있었다.

구자철 회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에서는 2020년12월9일 이사회를 통해 선수들의 상금에서 적립하던 상조기금(2%), 장학기금(1%)을 협회 사무국 운영비로 돌리는 상조회 운영규정 개정 및 장학기금 전환의 건을 통과시켰다. 선수가 받는 상금에서 10%를 떼서 3.3%는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 6.7%에서 선수 복지를 위한 기금 항목 3%가 운영비로 변경되어 있다. 지난해 코리안투어 총 상금이 207억원이었으니 3%이면 총 6억2100만원이 사무국의 추가 운영비인 셈이다.

KPGA의 대회 취소 공고

지난 총회에서는 문충환 KPGA 대의원이 이를 문제삼아 정확한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문 대의원에 따르면 ‘의장을 맡은 구자철 KPGA 회장은 이에 대해 김정석 감사와 얘기를 나눈 뒤 밝힐 의무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의원 183명 중에 위임받은 표까지 총 120여명이 예산안을 부결시켰다.

또한 문 대의원은 ‘선수들이 뽑은 감사가 투명한 자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못하는 건 잘못인 만큼 해임안 상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또한 감사 선발권은 총회 대의원에게 있지만 해임권은 회장 권한이란 논리로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총회는 다음 일정을 잡지도 못한 채 중단됐다.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는 문 대의원은 개막전 취소는 보복성이라는 견해다. “많은 수의 대의원들이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니까 협회 사무국은 본보기 삼아 개막전을 취소한 것”이라면서 “3년전 해지스골프KPGA오픈도 대회는 먼저 열고 나중에 회계 처리한 사례가 있음에도 현 사무국은 ‘배임’ 논리로 대회 취소를 강행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회를 2주일 남긴 돌연 취소는 챔피언스투어를 준비하던 선수들에게도 큰 타격과 혼란을 야기했다. 부여에 위치한 골프장은 올해 처음 대회를 치르는 곳이라 선수들은 미리 1박2일 훈련 등 대회 준비를 해왔다. 코리안투어 2부 스릭슨투어는 지난주에 시작했고, 다음주에 1부 코리안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프로미오픈도 열릴 예정이지만 올해 예정된 대회들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번 조치에 대해 강일모 챔피언스투어 선수회장은 “협회 사무국에서 대회를 갑자기 취소한 건 일방적”이라면서 “대회 취소 결정은 투어 이사회 의결 사항인데 이사회 멤버이자 선수회장인 나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KM제약을 운영하는 강 회장은 지난 3년간 챔피언스투어를 열었던 스폰서이기도 하다. 그는 “나도 월요일 오전에야 현장에 있는 선수를 통해 들었는데 KPGA 사무국 임원과 팀장이 결정했다고 하더라”면서 “먼저 대회를 치르고 나중에 승인을 받을 수 있는데 상식밖의 조치”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애초 스폰서를 끌어 총상금 1억5천만원으로 증액하려 했으나 협회 사무국 반대로 1억원으로 치르게 된 것도 사무국 마음대로 취소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면서 “이러면 사무국이 선수들과 싸우자는 얘기 아닌가”라고 탄식했다.

이에 대해 유달영 KPGA 전무이사는 “총회에서 의결되지 않은 자금을 쓸 수 없어서 대회가 취소됐다”면서 “대회를 개최한 뒤 사후 승인을 받는 건 배임이 될 수 있고 골프장도 예약 사정이 있어 급하게 취소했다”고 했다. 또한 “상조 복지기금의 사용처는 권성열 선수회장에게 모두 보고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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