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결혼한 김시우-오지현 부부. [사진 갤럭시아SM]
12월 들어 골프계에 경사가 쏟아졌다. 임성재와 김시우가 지난 17,18일에 결혼했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이달 3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또 '골프 여제' 박인비가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임신한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14년 결혼 후 약 9년 만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
가정을 이루는 것만큼 귀한 일은 없다. 그만큼 결혼과 아이를 가짐으로써 골퍼에겐 좋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스캔들과 부상·수술 후유증 등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동력으로 가족을 꼽는다. 우즈는 지난 4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서 "부모님, 멘토들, 친구, 어려운 시기에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 등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엔 아들 찰리에게 골프를 가르쳐주고, 가족 이벤트 대회에 함께 출전하면서 새로운 동기 부여를 함께 얻고 있다.
로리 매킬로이와 그의 아내 에리카 스톨, 딸 포피 매킬로이. [사진 Gettyimages]
가정이 새롭게 생기고서 골프 대회 우승을 하거나 더 높게 올라선 골퍼들도 많았다. 남자 골프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딸을 얻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가지면서 더 높게 올라갔다. 지난 2020년 9월 딸 포피 케네디 매킬로이를 얻은 매킬로이는 이후 2021년과 2022년 사이에 5승을 달성하면서 세계 1위까지 올라섰다. 출산으로 인한 신체적인 변화를 직접적으로 겪는 여자 골프에서도 마찬가지다. '철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지난 2018년 딸을 낳고서 2년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코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주목받았다. 당시 루이스는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골프 인생의 2막이 시작됐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달라졌다. 딸이 태어난 날부터 우승 트로피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루이스 이전에도 낸시 로페즈(미국), 줄리 잉크스터(미국), 카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 등이 엄마가 된 후에도 우승을 경험한 골퍼로 기록돼 있다.
물론 경기력에 관계없이 결혼, 출산을 통해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룬 골퍼도 있었다. 지난 2020년 딸을 출산한 미셸 위 웨스트(미국)는 "딸을 낳고서 세상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딸이 존경할 만한 강한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모든 생각의 중심에 골프가 아닌 가족을 두면서 인생의 변화를 느꼈단 그는 조심스레 '제2의 인생' 스텝을 밟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만큼 결혼, 출산이 골퍼들에겐 긍정적인 면에서 좋은 전환점이 된 사례들이 많았다. 이번 12월에 결혼, 임신으로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찾은 골퍼들이 이후에도 필드에서, 또 바깥에서도 좀 더 웃는 날이 많길 바란다.
◆ ‘김지한의 골프 담화설록’은 말하고(談) 이야기하고(話) 의견을 전하고(說) 기록하는(錄) 한자 뜻을 모두 담아 골프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