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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감성 STORY> 변화하고 있는 골프 에티켓

기자2022.04.14 오후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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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에티켓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사진 이종현]

필드에 나가 골프를 즐기는 골퍼라면 가장 많이들은 골프 용어 중 하나가 바로 ‘골프 에티켓’일 것이다. 골프가 ‘룰과 에티켓’을 지켜야 하는 규범적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사회학 용어로 자기억제(Constraint)가 들어 있다. 때문에 사회규범에 대한 것들을 존중해야 한다. 사회규범을 통해 전체 사회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서 룰과 에티켓을 통해 경기를 잘 통제하려는 것이 골프 규범이다.

골프룰과 에티켓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언행을 절제해야한다. 5시간 동안 자기를 억제하다보면 강한 욕구불만이 표출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라운드 중 의도하지 않은 과한 행동을 하고, 상처를 주는 말을 내뱉을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린 상대에 대한 배려를 위해 무조건 골프장에 가면 룰과 예절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요즘 골프 에티켓에 대한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2030으로 통용되는 MZ세대가 등장 하면서, 스크린골퍼들이 골프장으로 유입되면서 기존 골프 에티켓의 정의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반바지만 입고 라운드 하는 것은 국내 골프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다. 깃이 없는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골프 하는 것도 불문율이었다. 이제는 레깅스를 입고 라운드를 하고 짙은 화장이나, 문신, 속이 비치는 옷을 입고 라운드를 해도 골프장 입장이 허용된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골퍼에게만 강요하는 것은 에티켓이 아니라는 것이다. 매너와 에티켓은 경제가 발전하고 문화가 성숙하면서 변화하고 발전한다. 그렇기에 스티븐 핑커 교수는 ‘나의 욕구의 자기 통제’ ‘타인에 대한 배려’를 통해 공공예절이 시작된다고 정의했다.

요즘 일본 골프장에도 골프인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골프에 대한 고지식함을 강요하는 실버세대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란다. 젊은 골퍼들이 일본에서 많이 늘고 있는 것은 좀 더 젊은 시각에서 골프를 즐기고 싶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 역시 지금 젊은 골퍼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불과 2~3년 사이에 여성골퍼와 MZ세대들이 100% 증가하고 있다는 놀라운 통계도 나와 있다. 그렇기에 우리도 젊은 골퍼들의 에티켓 기준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에티켓은 시대와 가치에 따라 변화해야 할까, 지켜야 할까. [사진 이종현]

반면에 국내 명문 골프장 1위에 오른 웰링턴 골프장은 광고비용을 써가면서 에티켓 지키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회원들에게 에티켓 준수 동의서까지 받고 있다. 내장 시 재킷 착용과 반바지, 레깅스 입장이 불가하다. 혐오감을 주는 문신으로 욕실 출입을 제한하며 파우더 룸에서는 정숙을 부탁하고 있다. 또한 벙커에서는 직접 정리를 티타임 10분 전에 카트에 도착하며 티잉그라운드, 페어웨이, 그린에서 금연을 해달라고 한다. 여기에 플레이에 폐해를 주는 블루투스(AI) 스피커 사용 자제와 라운드 중 지나친 음주는 삼가 해 달라고 한다.

웰링턴 골프장은 에티켓이 곧 골프의 완성이며 에티켓이 완전히 몸에 익혀지면 이곳 회원들은 다른 골프장에서도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웰링턴 회원과 내장객들은 역시 최고 명문 클럽의 격에 맞는 에티켓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것은 일과 삶의 균형, 즉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를 위해서다. 여행을 가 휴식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는 반면 공공질서를 지켜야 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골프 역시 삶의 균형을 주는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골프장에 가 타인으로부터 피해를 받지 않고 행복한 골프를 즐길 권리도 있는 것이다.

젊은 시대가 생각하는 에티켓에 대한 정의와 잣대, 그래도 골프는 정통성이 중요한 만큼 가치가 변화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022년 지금 에티켓은 시대와 가치에 따라 변화해야 할까, 아니면 골프의 기본정신 아이덴티티 (identity)는 지켜져야 할까. 묻고 싶다.


⚫이종현 시인은…
골프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매혹, 골프라는’ 외에 골프 서적 10여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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