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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시부곡이 된 에이미 올슨의 우승 도전

이지연 기자2020.12.15 오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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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올슨.

시부상을 딛고 우승에 도전했던 에이미 올슨(미국)의 시부곡은 끝내 슬픈 노래가 됐다.

1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제 75회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3일 열린 3라운드를 1타 차 2위로 마친 올슨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시아버지인 리 올슨의 별세 소식이었다. 대회장에 머물렀던 남편과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올슨은 슬픔을 딛고 우승을 위해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올슨은 주니어 시절 최고의 유망주 중 한명이었다. 미국 여자주니어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신장 1m75cm에 나오는 아크 큰 시원한 스윙으로 대학 시절 20승을 거뒀다. 그러나 프로 데뷔 뒤 그의 최고 성적은 지난 2018년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2위가 전부였다.

올슨은 경기 내내 침울한 표정이었다. 선두에 1타 차 2위로 출발한 뒤 초반 2~4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최종일 US여자오픈 우승 경쟁은 혼전이었다. 경기 초반은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시부노 히나코(일본)가 아슬아슬한 선두를 유지했다. 샷 난조로 계속된 위기를 맞은 히나코는 전반 9홀에서 2오버파로 선전했지만 10~11번 홀의 연속 보기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전반 초반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던 올슨은 5~6번 홀의 연속 버디로 다시 선두권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15번 홀까지 샷감은 좋았지만 퍼팅이 따라주지 않아 9개 홀 연속 파를 기록했다.

올슨의 주춤하는 사이 선두에 5타 차 공동 9위로 출발한 김아림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김아림은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로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0~11번 홀의 연속 보기가 아쉬웠지만 16~18번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3언더파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16번 홀(파3)은 올슨에게 희비가 엇갈린 홀이 됐다. 올슨은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 16번 홀에서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잘 맞은 티샷이 그린 뒤까지 굴러가 러프에 빠졌다. 어프로치 샷은 너무 길었고, 4m 가량의 파 퍼팅을 놓쳐 보기를 했다.

김아림에 2타 차 3위로 내려앉은 올슨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3m 버디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 합계 2언더파로 고진영과 함께 공동 2위다. 경기 내내 무표정한 얼굴이었던 올슨은 마지막 홀 버디로 홀아웃을 하면서 비로소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어느 새 그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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